스마트밴드하면 먼저 떠오르는 제품은 샤오미의 미밴드와 삼성의 기어핏이다. 하나는 초저가의 상징이고 다른 하나는 고가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사이에서 무수히 많은 회사들이 저마다의 강점을 내세우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 중에서도 자신들만의 특이점을 특화시켜 발표한 스마트밴드가 있다. 바로 가민(Garmin)사의 비보핏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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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 없이 1년

스마트 밴드의 배터리 사용시간은 대략 짧으면 하루, 길어봐야 일주일이다. 한 번 충전으로 일주일 정도를 쓸 수 있다는 것도 충분히 메리트가 있는 것이지만, 한번 배터리 교환으로 1년을 쓸 수 있다면 이것보다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비보핏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놀랍게도 가민은 충전을 선택하는 것보다 동전 건전지로 불리는 CR1632를 채택했다.

한 번의 배터리 교체로 1년을 사용할 수 있어 충전의 번거로움을 덜어 버린 셈이다. 하지만 충전의 번거로움을 버린 대신에 무게를 얻은 것은 크나큰 단점으로 다가올 수 있다. 총 중량 35g. 무겁다 할 수 있는 무게는 아니지만, 미밴드의 무게가 9g 인걸 고려한다면, 4배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충전이라는 번거로움을 감수하는 대신 가벼움을 추구하는가, 아니면 충전 없이 1년을 사용하는 대신 좀 더 무거운 것을 감수하는가에 대해서는 소비자의 선택이다.

기본기로 승부를 본다

비보핏은 기본기에 충실하다. 여러 가지 기능을 추가하는 대신 기본기를 탄탄히 다졌다. 만보계, 칼로리, 50m 방수, 심박기 연동, 무선 싱크 등 모난 곳이 없다. 특히나 사용자의 패턴을 수집 및 분석하여 사용자가 체계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이 독특하다. 또한 비보핏은 목표 설정이라는 독특한 시스템이 있다. 타 스마트밴드의 경우 직접 자신의 목표를 설정해야 하는 반면에 비보핏은 자동으로 목표가 설정되어 점진적으로 사용자가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비보핏은 일정 시간 움직임이 없다면 move bar로 경고를 보낸다. 움직이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move bar의 경고도 길어진다. 또한 수면 시 뒤척임까지 감지해 사용자의 수면 측정에 도움을 준다. 정말 기본기는 좋다. 하지만, 사실상 비보핏만의 매력이라고 보이기에는 미진하다.

Band in Life

비보핏은 피트니스에 특화된 스마트밴드라고 할 수 있지만, 일상생활 속에서도 충분히 사용이 가능하다. 본체 55 x 21mm에 밴드 길이는 120~170mm이고 디스플레이는 25 x 10mm로 OLED나 LCD가 아닌 반사형 LCD로 되어 있다. 이는 긴 배터리 타임을 위한 선택이다. 하지만 백라이트 기능이 없다는 것은 정말 큰 단점이다. 색상은 5가지 중 한국에서 판매가 되고 있는 색상은 블랙, 청록, 보라색이며, 거기서도 당장은 블랙만 판매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비보핏은 50m 방수 기능을 가지고 있어 물놀이나 간단하게 손을 씻을 때도 굳이 풀어 놓지 않아도 된다. 디자인 자체는 보통의 스마트 밴드가 지향하는 길쭉한 모양의 형태로 특별함은 찾을 수 없지만, 모던한 옷이나 운동복에 잘 어울리는 형태로 부담 없이 길거리를 활보해도 된다.

아이들을, 아이들에 의한, 아이들을 위한

아이들을 위해 커스터마이징한 비보핏도 별개로 나왔다. 천연색으로 무장한 이 비보핏은 활동 추적, 수면 추적과 같은 기본적인 기능들과 부모들이 전용 앱으로 아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링 기능도 내장되어 있다. 요즘같은 시대에 알짜배기 기능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비보핏의 장점 중 하나인 자동 목표 설정을 아이들용으로 개선하여, 목표에 도달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마치 컴퓨터 게임처럼 말이다. 가상의 코인으로 지급되는 보상은 부모의 마음에 따라 실제 돈으로 바꿔줄 수 있다. 다만, 목표를 위해 과정이 정당화돼서는 안 된다. 용돈을 목적으로 시간 때우기 식으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에 부모의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제원표

POINT

또 하나의 피트니스 강사!

운동 전용 스마트밴드 비보핏의 가격은 12만 원가량 된다. 올해 3월에 출시된 이 스마트밴드의 제조사인 가민은 미국 아웃도어 및 피트니스 IT 기기의 강자다. 그만큼 운동에 대해서 잘 알고 있고, 이에 발맞춰 기기도 준수하게 뽑아냈다. 꼭 필요한 기능들과 한발 더 나아가 소비자들을 돕는 추적 기능은 발군의 기능이 아닐 수 없다. 다만 해외 판매 금액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감이 있어, 해외에서 구매하는 것이 가격적인 메리트가 있을 것이다.

디자인 또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무난한 디자인이라 칭할 수 있지만, 그다지 고급스러워 보이지는 않다. 인지도 부분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인지도가 있겠지만, 국내 대중에게는 자전거 라이딩 매니아가 아니라면 익숙치 않는 브랜드다. 샤오미의 미밴드처럼 가성비로 입소문을 타든 기어핏처럼 브랜드 파워을 내세워 사람들에게 알려야 하는데, 그러한 부분이 많이 미진한 편이라 볼 수 있다.

홍정호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