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보급형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이미 지난해부터 보급형 스마트폰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성능과는 무관하게 가격만을 내세우거나 홍보모델만 뇌리에 남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 사실. 하지만 삼성의 갤럭시 그랜드 맥스와 같은 진짜 실용적인 보급형 스마트폰은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이렇게 보급형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삼성이 현재 A 시리즈와 J 시리즈로 커버하고 있는 가격대보다 더욱 저렴한, 갤럭시 그랜드 맥스의 뒤를 이을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 와이드를 내놨다.

갤럭시 온7 옆그레이드판?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갤럭시 와이드는 인도와 브라질에서 먼저 출시된 갤럭시 온7의 변형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갤럭시 온7과 동일한 5.5인치 TFT LCD 디스플레이에 해상도는 1280x720 HD 해상도를 지원한다. 또한 1300만 화소 후면 카메라와 500만 화소 전면 카메라를 갖추고 있는 것도 동일하다. 1.2GHz로 동작하는 쿼드코어 AP를 채택한 점도 동일하지만 램 용량은 1.5GB에서 2GB로 증가했으며, 저장공간 역시 8GB에서 16GB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갤럭시 온7에서는 지원하지 않는 NFC도 갤럭시 와이드에서는 지원하고 있다. 즉, 램과 저장공간이 늘어나고 NFC를 지원하는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 업그레이드라고 하기에는 살짝 민망하고 흔히 말하는 옆그레이드 수준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갤럭시 노트4 느낌의 후면

갤럭시 와이드의 디자인도 물론 갤럭시 온7과 동일하다. 전면부는 명확하게 갤럭시 스마트폰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으며, 하단의 물리 홈 버튼이 이를 증명한다. 좌우 측면에는 전원 버튼과 볼륨 조절 버튼이 있으며, 하단에는 마이크로USB 단자와 마이크, 3.5mm 이어폰 단자가 있다. 후면부는 가죽 느낌을 잘 재현해 마치 갤럭시 노트4의 후면을 보는 것 같다. 강화유리 등으로 되어있는 것보다는 덜 세련된 것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립감만큼은 확실히 우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신의 갤럭시 시리즈들과는 달리 배터리는 탈부착이 가능하며, 3000mAh 용량으로 3G 연속통화 시 최대 21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 교체는 가능하지만 여전히 추가 배터리는 기본 제공되지 않는다.

편리하고 유용한 카메라 기능

갤럭시 와이드의 전면 카메라는 최대 120도의 와이드 셀프샷을 지원해 여럿이 함께 셀카를 찍을 때 유용하다. 또한 카메라를 향해 손바닥을 펼쳐 보이는 것만으로도 셔터를 원격으로 동작시킬 수 있어 셀카봉으로 셀카를 찍을 때 리모컨이 없어도 편리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갤럭시 와이드는 어떤 상황에서도 홈 버튼을 두 번 연석으로 누르면 1초만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상태로 전환되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순식간에 현장을 담을 수 있다.

SK텔레콤 전용, 삼성페이는?

갤럭시 와이드는 SK텔레콤 전용 모델로 출시되었다. 삼성은 이처럼 종종 통신사 단독 모델들을 내놓곤 하는데, 최근에는 갤럭시 A8이 SK텔레콤 전용 모델로 출시된 바 있다. 갤럭시 A8은 최신 A 시리즈에 사양도 제법 높은 편에 지문인식 기능까지 갖추고 있었지만 삼성페이는 지원되지 않았다. 갤럭시 와이드는 지문인식도 지원되지 않으며, 삼성페이도 물론 지원되지 않는다. SK텔레콤 전용 단말기이기 때문에 T맵의 무료 사용이 가능하며, 블루투스를 이용한 핸즈프리 결제 및 바코드를 이용한 간편결제를 지원하는 T페이도 사용 가능하다. 이 밖에도 다양한 SK텔레콤만의 혜택을 사용할 수 있다.

제원표

POINT

5.5인치의 비교적 대화면에 2GB 램, 16GB의 저장공간이라면 일반적인 사용에는 큰 무리가 없다. 물론 해상도가 다소 아쉽지만 최신 사양이 필요치 않은 사용자나 어린 학생, 그리고 실버 세대 효도폰으로 쓰기에는 충분하다. 다만 갤럭시 온7의 인도 가격 10,190루피, 우리 돈으로 약 17만원 가량인 것에 비해 국내 책정 가격이 예상보다 높은 느낌이다. 물론 일부 사양이 업그레이드되었지만 램 0.5GB와 8GB 스토리지, NFC 추가로 수긍할 수 있는 가격차이인지는 좀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물론 삼성의 노하우가 담긴 제품의 완성도는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예상되어 보급형 시장에서 갤럭시 그랜드 맥스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페이의 미지원은 여전히 아쉽다.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