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플랫폼으로 무한 가능성 갖춘 AI 스피커, 마이크로프트 마크2

기사 입력시간 : 2018.03.14 00:20:34 | 원수연 기자

지난해부터 인공지능 스피커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직까지 집집마다 하나씩 가지고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누구나 하나쯤 구매를 고려해볼 정도로 가격적인 부담도 낮아졌고,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의 종류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어서 대중화의 시작점에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소 특이한 인공지능 스피커가 크라우드 펀딩에 모습을 나타냈다. 마이크로포트 마크2는 기존 인공지능 스피커와는 근본부터 다르다.

129달러(인디고고 얼리버드)

4인치 디스플레이 내장

꼼꼼하게 읽지 않고 대충 빠르게 곁눈질로 읽으면 마이크로소프트로 착각할 수 있는 마이크로프트(Mycroft) 마크2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두 번째 모델이다. 첫 번째 모델은 구애활동 중인 어깨걸이 극락조나 영화 월E에 나오는 이브의 머리통 모양 같기도 한 타원형에 LED가 눈과 입처럼 달려있는 형태였는데, 마크2로 넘어오면서 다른 인공지능 스피커들과 비슷한 모양으로 바뀌었다.

마이크로프트 마크1

마이크로프트 마크2는 직격 105mm에 높이 196mm의 원통 모양으로, 국내외에서 판매되는 대다수의 인공지능 스피커와 비슷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약간 특이한 점은 정면에 4인치의 컬러 LCD 디스플레이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며, 디스플레이는 터치까지 지원된다. 이 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프트 마크2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데, 홈 화면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어서 원하는 모습으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마이크로프트 마크2

오픈소스 기반

확 바뀐 마크2의 외형

제조사인 마이크로프트 AI는 지난 2015년 마크1을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후 성공적으로 펀딩을 마감한 바 있는데, 모양과 기능, 디스플레이를 개선한 마크2를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와 인디고고에 연이어 등록해 이번에도 목표치를 크게 상회하는 금액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마이크로프트 마크2의 가장 큰 특징은 오픈소스 기반의 인공지능 스피커라는 점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다수의 인공지능 스피커들은 제조사의 독자적인 인공지능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독자 플랫폼과 함께 아마존의 인공지능 플랫폼인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 등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프트 마크2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의 자연어 처리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해서 개발자들이 직접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픈소스 기반 플랫폼

잘 듣고, 잘 말하고

마이크로프트 마크2는 인공지능 스피커이기 때문에 음성으로 질문하고 음성으로 명령하고 음성으로 답변을 들을 수도 있지만, 4인치의 디스플레이를 갖추었기 때문에 화면으로도 다양한 정보를 알릴 수 있다. 날씨를 표시하기도 하고, 시간을 알려주기도 하며, 일정을 알려줄 수도 있다.

화면으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한다

인공지능 스피커는 이름만 들어서는 ‘스피커’라는 단어 때문에 소리를 들려주는 역할에 치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용자의 음성 명령에 반응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마이크 기능이 더욱 중요하다. 마이크로프트 마크2 역시 듣는 기능이 강화되어 있는데, 두 개의 3인치 드라이버로 스테레오 사운드를 재생하면서 여섯 개의 마이크를 내장해 어떤 방향에서 이야기해도 모두 들을 수 있다. 음성은 영국 남성과 미국 여성 목소리를 선택할 수 있으며, 목소리는 더 추가될 예정이다. 인공지능 스피커에게 무언가 명령할 때 앞서 말해야 하는 wakeup word가 상당히 어색한 경우가 많은데, 마이크로프트 마크2는 ‘헤이 마이크로프트’나 ‘헤이, 트리니티’, ‘빅토리아’, ‘사만다’, ‘크리스토퍼’ 등 실제 사람 이름과 같은 명칭을 다수 지원해 좀 더 친근하게 부를 수도 있다. 또한 마이크로SD 슬롯을 갖추고 있어서 메모리카드에 저장해둔 음악을 재생할 수도 있으며, 블루투스와 와이파이 기능도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과의 연동 또한 가능하다.

두 개의 드라이버와 여섯 개의 마이크 내장

POINT

당장은 영어만 지원된다

우선 가장 아쉬운 점은 내장 배터리가 없기 때문에 전원 연결이 가능한 곳에서만 쓸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당장은 영어만 지원되며, 조만간 스페인, 포르투갈, 이태리, 프랑스, 독일어를 지원할 예정이라고만 언급하고 있으니 한국어 지원은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오픈소스 플랫폼이라는 특징 때문에 개발자들의 참여만 있으면 어떤 기능이라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한계가 없다는 점에서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제품이다. 이런 제품이야말로 참여 개발자들의 생태계가 성공의 키를 쥐고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