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종은 잦은 야근과 높은 업무 강도로 유명하다. 늘 피로에 시달리는 IT인들에게는 스트레스 해소가 필수다. 앱스토리 [IT라이프] 코너에서는 퇴근 후 또는 여행 중에 즐기는 IT인의 SNS 온라인 맛집 탐방을 통해 지친 일상을 달래줄 힐링 공간을 소개한다. 맛있는 한 끼로 머릿속 복잡한 생각을 잠시 비워보자. <편집자주>

'대게의 고장' 영덕. 하지만 진짜 맛있는 대게를 만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유명한 강구항은 화려한 곁들이찬(스키다시)으로 손님을 끌지만, 정작 주인공이어야 할 대게의 감동이 묻히는 경우도 많다. 오직 꽉 찬 속살과 달큰한 풍미, 대게 그 자체에 집중하고 싶었던 나는 2시간이 넘는 검색 끝에, 축산항에 숨은 진짜배기 맛집 '정일호선주집'을 찾아냈다.

식당 앞에 도착하자, 사장님이 직접 운영하는 수조에서 싱싱한 대게를 직접 고를 수 있다. 이날의 시세는 1kg당 11만 원. 수산직판장의 7~8만 원대 시세보다는 다소 높지만, 상차림 비용과 기본 찬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가격에 대한 약간의 아쉬움은, 잠시 후 김을 뿜으며 등장한 대게를 보는 순간 눈 녹듯 사라졌다.

대게 1kg - 110,000원 (사진은 2.7kg)

먹기 좋게 손질되어 나온 대게 다리 하나를 집어 들자, 그 무게감부터 다르다. 뽀얀 속살이 빈틈없이 꽉 들어차 있는 모습은 '살수율'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실감케 한다. 한입 베어 무니, 짜지 않고 입안 가득 퍼지는 달큰한 살의 향연이 펼쳐진다. 왜 이곳이 20년 넘게 단골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인지, 대게 한 점만으로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

대게 라면 -30,000원

이곳의 또 다른 별미는 '대게라면'이다. 3만 원이라는 가격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냄비 가득 담겨 나오는 구성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된장을 베이스로 한 구수한 국물에 홍게 한 마리와 조개, 고춧가루를 넣어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을 낸다. 라면에 들어간 홍게 역시 살이 제법 실해, 가위로 잘라 발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게딱지 볶음밥 - 1공기 당 2,000원

마무리는 역시 '게딱지 볶음밥'이다. 고소한 내장에 김 가루와 참기름을 더해 볶아낸 밥을 게딱지에 담아주시는데, 이는 대게 코스의 화룡점정과도 같다. 곁들이찬은 화려하진 않지만, 문어숙회와 부침개 등 꼭 필요한 것들로 구성되어 대게의 맛을 즐기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이 집의 만족감은 단순히 맛에서 끝나지 않는다. 식당 곳곳에서 느껴지는 사장님의 '결벽'에 가까운 깔끔함은 음식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더한다. 냄새 하나 없이 청결한 화장실은 기본이고, 무심코 들여다본 음료 냉장고 속 모든 병들이 한 치의 오차 없이 앞을 향해 정렬된 모습은 감탄을 자아낸다. 이런 꼼꼼함이 있기에 대게의 품질 또한 최고일 수밖에 없다는 강한 믿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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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의 꿀팁 (Tip Box)

* 강구항 대신 축산항: 화려한 곁들이찬보다 대게 본연의 맛에 집중하고 싶다면, 강구항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축산항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 * 살수율이 곧 가성비: 단순한 가격 비교보다, 얼마나 살이 꽉 차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곳의 대게는 지불한 비용이 아깝지 않을 만큼 훌륭한 품질을 자랑한다.

​ * 된장 베이스 대게라면: 칼칼하면서도 구수한 된장 베이스의 대게라면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마무리이니 꼭 맛보길 바란다.

​ * 업장의 마스코트: 20년 가게 역사와 함께한 16살의 건강한 강아지는 이곳의 마스코트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다면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정일호선주집'은 2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선주의 자부심이 음식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이었다. 최고의 대게를 손님상에 올리겠다는 뚝심 있는 고집이, 영덕 여행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미식의 경험을 선사했다. 진정한 대게의 맛을 찾아 영덕으로 떠난다면, 이곳이 바로 그 정답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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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