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종은 잦은 야근과 높은 업무 강도로 유명하다. 늘 피로에 시달리는 IT인들에게는 스트레스 해소가 필수다. 앱스토리 [IT라이프] 코너에서는 퇴근 후 또는 여행 중에 즐기는 IT인의 SNS 온라인 맛집 탐방을 통해 지친 일상을 달래줄 힐링 공간을 소개한다. 맛있는 한 끼로 머릿속 복잡한 생각을 잠시 비워보자.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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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와 아기자기한 언덕이 어우러진 도시 통영. 이곳은 눈이 즐거운 만큼 입도 즐거운 미식의 도시다. 수많은 해산물 맛집 속에서, 쭈꾸미(Jjukkumi)와 굴(Gul)이라는 독특한 조합으로 현지인은 물론 여행객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곳이 있다. 이름부터 정체성이 확실한 '동피랑쭈굴'이다. 이곳은 단순히 하나의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통영 바다의 다채로운 맛을 한상 가득 경험하게 하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이었다.

대표 메뉴인 '쭈굴볶음'이 지글거리며 등장하자 매콤하면서도 달달한 향이 코를 자극한다. 통영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신선한 쭈꾸미와 굴이 매콤한 양념과 함께 철판 위에서 어우러진다. 한입 맛보니, 쫄깃하게 씹히는 쭈꾸미의 식감과 입안에서 부드럽게 터지는 굴의 단맛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자극적으로 맵기만 한 것이 아니라, 맛있게 매우면서도 재료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는 양념의 균형 감각이 돋보인다.

메인 메뉴의 감동은 다른 음식들로 이어진다. 통영 여행의 필수 코스인 '멍게비빔밥'은 그 신선함이 차원이 달랐다. 입안 가득 퍼지는 진한 바다의 향은 마치 고급 우니(성게알)나 단새우 초밥을 먹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고소함과 달콤함을 선사했다.

이날 함께한 일행들에게 가장 큰 환호를 받은 것은 의외로 '물회'였다. 과하게 맵거나 시지 않고, 새콤달콤한 양념의 밸런스가 완벽에 가까웠다. 신선한 해산물과 아삭한 채소가 어우러져, 더위와 여독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듯한 청량감을 선사했다.

사이드 메뉴 역시 주연급 활약을 펼친다. 큼직한 '해물전'은 굴의 고소함이 폭발하는 가운데, 반죽에 더해진 매콤함이 느끼함을 잡아주어 끝없이 손이 간다.

하지만 이 집의 진짜 비밀병기는 바로 '미역국'이다. 흔한 곁들임 국물이 아니다. 새우젓으로 깊은 맛을 낸 국물은 그 자체로 바다의 진미를 응축한 듯한 시원함과 감칠맛을 낸다. 연이어 들어오는 매콤한 음식들로 얼얼해진 속을 부드럽게 달래주는 최고의 조력자이자, 리필을 외칠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요리였다.

데일리의 꿀팁 (Tip 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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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트 메뉴 활용하기: '쭈굴볶음'을 중심으로 멍게비빔밥, 물회, 해물전 등이 포함된 각 세트 메뉴를 이용하면, '동피랑쭈글'의 다채로운 매력을 합리적으로 즐길 수 있다.

* 숨은 주인공, 미역국: 평범한 미역국이라 생각하지 말고 꼭 맛보길 바란다. 새우젓으로 맛을 낸 깊은 국물 맛에 놀라게 될 것이다. 매운 음식을 먹는 중간중간 속을 달래기에 최고다.

* 맵기 조절: 전체적으로 매콤한 음식이 많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다면 주문 시 미리 맵기 조절이 가능한지 문의하는 것이 좋다.

* 위치: 통영의 중심 관광지인 동피랑 벽화마을, 중앙시장 근처에 위치해 있어 여행 중 들르기 좋다. 다만, 인기가 많은 곳이라 메인 식사 시간에는 대기 시간이 있을 수 있다.

'동피랑쭈글'은 쭈꾸미와 굴이라는 신선한 조합을 넘어, 통영이 품은 바다의 맛을 얼마나 다채롭게 펼쳐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곳이었다.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내지 않는 음식들의 향연 속에서 통영의 진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통영 여행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한 끼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이곳을 추천하겠다.

편집부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