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스마트폰 e심(eSIM) 도입에 착수한다. 시장조사와 연구 수준을 넘어 e심 도입을 전제로 이동통신사, 제조사와 세부 협의를 시작한 것이다. e심은 말 그대로 유심 속에 있는 칩이 기기 속에 내장된 형태를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제조사의 입장에서는 심 트레이를 없애 기기를 경량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소비자 입장에서는 모바일 앱을 통해 심을 다운로드 받아 서로 다른 통신사의 요금제를 자유롭게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장점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칩을 바꿔 끼지 않아도 되는 e심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e심은 물론이고 유심칩을 두 개 장착할 수 있는 듀얼심 모델도 드문 상황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하나의 단말기에는 하나의 이동통신사 요금을 물리는 형태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e심이 일반화되면 유심칩을 바꿔 끼는 수고를 들이지 않더라도 전화는 이동통신사 요금제에, 데이터는 알뜰폰 사업자의 요금제에 물리는 형태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기기변경 등이 필요한 상황이 오면 유심칩을 바꾸기만 하면 되는 경우와는 달리 e심은 이동통신 서비스사에 직접 방문해 변경시키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 유심칩은 점점 작아져 마침내 메인보드에 부착된 e심으로 대체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과기정통부, 협의체 회의를 진행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 3사와 제조사(삼성전자), 한국알뜰폰통신사업자협회,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등과 e심 상용화 협의체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협의체는 e심 도입을 위한 제도 개선과 제반 준비사항을 검토하고, 추후의 혼선을 줄이고자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안에 관련 제도를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국내에서는 듀얼심 지원 모델조차 구하기 힘든 상황

내년부터는 e심 사용이 가능할 것

현재의 전기통신사업법,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이동통신 전산망 등 관련 제도가 유심칩 활용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e심의 도입에 앞서서 이들 제도의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글로벌 각국에서 e심이 이미 활성화되어 있는 만큼, 쟁점이 발생하더라도 e심 도입 자체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연내 준비 작업을 거치고, 제반사항이 마련되면 내년부터는 e심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 알뜰폰 사업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