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수 차례 자신들이 고객들의 데이터를 무엇보다 소중하게 취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임의적인 선택에 따른 것이었나 보다.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가 애플이 데이터센터의 통제권을 중국 당국에 넘겨준 사실을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정한 반체제 인사들에 관련된 앱을 자발적으로 삭제하거나, 앱이 스토어에 등록되도록 한 직원을 제재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는 애플이 2017년 6월부터 시행된 중국의 사이버안보법을 준수한 결과로 전해지고 있다.

애플, 데이터센터 통제권을 중국 당국에 양도

뉴욕타임스는 애플 내부 문건과 법정 문건을 분석하고 전, 현직 17명의 지원을 인터뷰한 결과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의 데이터센터, 내몽골의 데이터센터에서 대부분의 통제권을 중국 당국에 양도한 것으로 나타난다. 중국의 사이버안보법은 자국 내에서 수집된 개인정보와 데이터를 반드시 중국에 보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 중국 내의 고객 데이터는 중국에 보관하도록 의무화

암호화된 디지털 키도 중국에 보관하기로 합의

본래는 중국 내의 애플 디바이스의 정보는 중국이 아닌 다른 곳에 위치한 서버에 저장돼 왔다. 하지만 사이버안보법 실효 이후에는 애플이 중국에서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를 폐쇄해야 한다는 현지 법인의 경고가 있었고, 이에 팀 쿡 애플 CEO가 중국 고객의 데이터를 당국이 소유한 기업으로 옮기는데 합의했다는 것이다. 애플은 암호화된 고객 데이터를 해제하기 위한 디지털 키만큼은 미국에 두려고 했으나, 중국 당국의 강한 요구에 이도 중국에 보관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 팀 쿡이 직접 중국 당국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따를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앱스토어에서 사라진 앱만 만 오천 개

구이양 데이터센터에 보관되는 데이터의 법적 소유권은 지방정부 산하의 회사인 GCBD로 이전됐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은 자국 내의 고객 데이터를 받기 위해서는 애플이 아닌 GCBD를 통하면 된다. 이외에도 중국 당국의 요구에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을 제거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2017년 이후 중국의 애플 앱스토어에서 사라진 앱은 만 오천 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또한 이러한 행적을 비판한 직원을 해고한 사실도 전해지고 있어, 향후 만만치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 어디까지나 중국 내의 이야기지만, 그렇다 해도 만만치 않은 파장이 일 것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