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비서가 시장의 화두였던 때, 삼성전자가 눈독을 들였던 업체가 있다. 주로 기업을 대상으로 음성인식 관련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던, 그래서 애플 시리의 음성인식과 목소리 관련 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인 '뉘앙스커뮤니케이션즈'다. 스마트폰 인공지능이 화제가 되던 때 삼성전자를 비롯한 사모펀드와 뉘앙스는 회사 매각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뉘앙스의 기업가치는 한화 약 5조 5천억 원으로 추산됐다.

마이크로소프트, 뉘앙스를 인수한다

하지만 당시 삼성전자와 뉘앙스의 논의는 결실을 맺지 못했다. 인수 대신 검토 2년 후 파트너십 체결로 두 회사의 논의는 마무리가 됐다. 그로부터 한참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 마침내 뉘앙스의 M&A 소식이 시장에 전해졌다. 당시 논의된 것보다도 더 큰 몸값으로, 기록적인 금액에 대형 플레이어의 인수합병이 발표된 것이다. 뉘앙스를 품에 안은 주인공은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뉘앙스커뮤니케이션즈를 한화 약 18조 원에 인수했다고 4월 12일 밝혔다.

▲ 삼성전자도 인수를 고려했던 회사

인공지능 비서가 아닌 헬스케어 시장을 노린

4월 9일 종가에 23%의 프리미엄의 붙은 주당 56달러의 금액으로, 부채를 포함해 197억 달러 규모로 마이크로소프트는 뉘앙스를 인수했다. 이는 이들의 인수합병 역사상 링크드인의 260억 달러 인수에 이은 두 번째 규모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뉘앙스 인수를 통해 인공지능 비서 개발이 아닌 헬스케어 시장 진출과 점유율 확대를 모색한 것으로 평가된다. 뉘앙스는 현재 인공지능 분야가 아닌 헬스케어 시장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로 평가된다.

▲ 애플의 시리(Siri)를 만든 이들로 유명한 회사

급격히 늘어난 MS의 인수합병

뉘앙스는 몇 년 동안 적자를 겪다가 병원용 클라우드 시스템 등 헬스케어 부문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했으며, 이것이 성과를 거두는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는 이미 2019년부터 헬스케어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연이어 대규모의 인수합병을 진행하고 있는데, 최근 4년 동안의 M&A 건수는 100여 건에 달한다. M&A로 지출하는 금액이 급격히 많아진 마이크로소프트가 과연 투자만큼의 결실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급격히 늘어난 MS의 기업 인수합병 빈도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