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라는 브랜드가 우리에게 가지는 가치는 어느새 커져버렸다. 가성비의 대명사이자 스마트 액세서리, 혹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의 의미로도 샤오미는 읽힌다. 샤오미 브랜드를 달고 유통되는 제품이 실로 많아졌고, 그 대부분이 가성비의 측면에서 커다란 만족감을 가져다 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샤오미의 이름을 달고 있는 모든 것을 다 샤오미가 직접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니다. 샤오미라는 브랜드 안에서도 샤오미 제품들은 다양하게 분류될 수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Mi 로고

우선 들 수 있는 것은 샤오미 제품들 중 ‘Mi’ 로고가 붙는 것들을 들 수 있다. Mi 브랜드의 스마트폰들, 미밴드, 미 파워뱅크와 같은 제품들은 주황색 박스에 Mi 로고를 붙여 유통되고 있다. 이들은 샤오미가 직접 설계에 관여하고 제작 과정에서 품질을 검수하며, 또 유통 단계에서 사후 보증을 책임지는 제품들이다. 일부는 샤오미가 회사 차원에서 직접 만들지만, 대부분의 Mi 브랜드 제품들은 OEM으로 납품받은 제품을 샤오미가 유통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샤오미 브랜드가 처음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진 계기는, 그리고 가성비의 측면에서 커다란 충격을 줬던 제품으로는 단연 보조 배터리인 미 파워뱅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미 파워뱅크는 샤오미가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라, ZMI라는 회사에서 OEM으로 제조된다. 샤오미테크놀러지스유한공사와 ZMI는 지분 관계는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다른 회사였지만, 지난 3월 26일 잔여 지분 전량을 인수하면서 샤오미의 자회사로 ZMI가 편입된 바 있다.

샤오미 생태사슬의 또 다른 한 축, 서브 브랜드들

샤오미에서 유통되지만 Mi 브랜드로는 판매되지 않는 제품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들 수 있는 것이 ‘Mijia’, 그리고 ‘Huami’와 같은 브랜드일 것이다. Mijia는 샤오미의 스마트홈 브랜드다. 하지만 샤오미의 IoT 기기들이 모두 Mijia로 발매되는 것은 아니다. Mijia 브랜드는 주로 샤오미가 직접 투자한 스타트업의 실험적 기기들에 붙는 브랜드다. 샤오미가 투자한 스타트업들은 첫 제품을 Mijia 브랜드로 내놓은 후, 성공하게 될 경우 후속작에 Mi 브랜드가 붙어 유통되는 경우가 많다.

비슷한 경우로 Huami를 들 수 있다. 샤오미 워치로 잘 알려진 어메이즈핏은 Mi 브랜드가 아니라 제조사의 이름이기도 한 Huami 브랜드로 유통되고 있다. 이외에도 Smartmi, Roidmi, VIOMI처럼 Mi 브랜드와의 연관성을 쉽게 추론할 수 있고 샤오미 유통 채널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실제로 샤오미의 앱에도 연동이 되지만, 샤오미의 Mi 브랜드로는 유통되지 않는 제품들이 많이 존재한다. 이들 제품의 경우에는 보통 샤오미가 아닌 제품 제조사에서 사후보증을 책임지게 된다.

국내 입장에서는 누가 유통하는 지가 중요

이외에도 샤오미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제품들에는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샤오미의 다양한 앱들에 연동이 되지만 샤오미와 관련이 없는 회사에서 나온 제품, 샤오미 생태사슬 내에 위치하고 있는 제조사들이 독자적으로 내놓은 이름만 다른 사실상 같은 제품, 심지어는 샤오미와 아무런 상관이 없고 샤오미 앱과도 연동되지 않지만 샤오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이유로 샤오미 브랜드를 붙인 제품들도 있다.

정리하자면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샤오미 브랜드의 제품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샤오미가 직접 유통하고 사후보증을 책임지는 경우, 두 번째는 샤오미 관계사가 내놓은 샤오미 서브 브랜드인 경우, 세 번째는 샤오미 관계사가 내놓은 독자 브랜드의 경우, 그리고 마지막이 따지고 보면 샤오미와 큰 접점이 없는 경우의 네 가지다. 하지만 사실 샤오미가 직접 사후보증을 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이러한 분류보다도, 구입하려는 제품이 국내의 어느 유통사를 통해 유통되고 A/S를 받을 수 있냐가 더 중요할 것이다. Mi 브랜드의 제품이더라도 국내 구매자의 사후보증은 샤오미가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유통사가 대행하고 있으니 말이다. 부디 ‘샤오미’라는 이름 뒤에 숨어있는 의미를 잘 따져, 슬기롭게 제품을 선택하고 구매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