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이 치열하다. 네이버·카카오·NHN엔터테인먼트 등 플랫폼 사업자, LG U플러스·KG이니시스 등 PG사, 신세계·롯데 등 유통사들이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로 경쟁하고 있다. 업체마다 서비스 방식, 타깃 고객층이 다르지만 점유율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 중이다.

온라인 간편결제 3강 제체 본격화

국내 간편결제 브랜드 평판 조사 11월 분석 결과 (자료: 한국기업평판연구소)

현재 국내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서는 네이버페이, 페이코, 카카오페이가 두각을 나타내며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2일 한국기업평판연구소는 2016년 10월 2일부터 11월 1일까지 국내에 출시된 9개 간편결제 서비스 브랜드 빅데이터 5,554,371개를 분석하여 소비자들의 브랜드평판지수를 파악했다. 브랜드평판지수는 참여지수, 소통지수, 커뮤니티지수로 나누어 조사 분석한 점수를 합산한 결과다. 참여지수는 소비자가 인터넷상에서 검색하거나 방문한 횟수를 기준으로 각 결제 시스템의 인지도를 평가하는 것이고, 소비자지수는 SNS를 통해 서로에 영향을 주는 정도를 기준으로 하는 데이터이며, 커뮤니티지수는 온라인에서 각 간편결제 시스템이 거론되는 빈도를 기준으로 한다.

(자료: 한국기업평판연구소)

집계 결과에 따르면 국내 간편결제 브랜드 평판 순위는 1위 삼성페이, 2위 네이버페이, 3위 페이코, 4위 카카오페이로 분석됐다. 이 중 아직까지는 하드웨어 기반의 오프라인 결제가 주축이 되고 있는 삼성페이를 제외하면 사실상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은 네이버페이, 페이코, 카카오페이의 3강 체재가 개막된 셈이다.

네이버 쇼핑 앞세워 점유율 키우는 네이버페이

2015년 6월 출시된 네이버페이는 기존 체크아웃 서비스 이용자를 흡수하며 가입자 2100만 명과 누적거래액 3조5000억 원을 돌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간편결제서비스로는 최다 가입자, 최대 거래금액을 자랑하며 네이버의 플랫폼 파워를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 검색의 3분의 1은 쇼핑 관련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네이버 아이디로 국내 11만 개 이상의 온라인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내세워 성장세가 가파르다. 즉 네이버 쇼핑의 성장과 함께 네이버페이도 동반 성장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검색사업자 1위의 독점적 점유율을 기반으로 온라인 시장에서 승기를 잡은 네이버는 지난해 4월 '네이버페이 체크카드'를 출시하고 오프라인 제휴사를 확대 중이다. 지난 9월에는 캐시비와 손잡고 전국 버스·지하철·택시 등 대중교통에서 네이버페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10월부터는 세븐일레븐과 제휴해 거스름돈을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충전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최근에는 공과금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이에 따라 이미 공과금 납부 시장에 진출한 카카오페이와의 격돌이 예상된다. 네이버페이는 우선 신한은행과 함께 경기도에서 공과금 납부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와 신한은행은 컨소시엄을 구성, 지난해 7월 경기도 지능형 스마트 고지서 송달과 납부 사업자로 선정됐다. 지방세를 스마트폰 앱으로 조회, 네이버페이로 납부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측은 "올해 6월부터 시범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조' 문턱 넘어선 페이코

NHN엔터테인먼트의 간편결제서비스 페이코가 지난해 11월 출시 1년 5개월 만에 누적 결제액 1조 원을 넘어섰다. 국내에서 누적 결제액 1조 원을 넘긴 간편결제서비스는 삼성페이·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에 이어 페이코가 4번째다. 월 결제액도 지난 12월 1000억 원을 넘어섰다. 페이코는 누적 가입자 610만 명, 결제회원수 500만 원을 확보해 국내 대표 간편결제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페이코는 간편결제 서비스 중 최다 규모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소셜커머스, 종합쇼핑몰, 항공, 여행, 영화, 게임 등 10만 온라인 가맹점을 확보한 데 이어 NHN KCP, KG이니시스 등 PG사와 롯데카드, 삼성카드 등 카드사의 온라인 결제창에 페이코를 적용, 가맹점이 아니어도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최근에는 간편세금납부와 간편송금, 통합 멤버십서비스, 금융사 포인트 전환 등의 부가 기능을 추가해 서비스 편의성을 개선했다.

현재 페이코는 티머니와 협력해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위드미 등의 편의점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올해 페이코가 편의점 주요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편의점 수는 3만 3000여 개(10월 말 기준)에 달한다. 회사는 편의점 제휴를 통해 확보할 가맹 편의점에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페이코 전용 결제 단말기 '동글'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용자는 페이코 접속 후 휴대전화 NFC를 켜고 동글에 단말을 올려놓는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다.

모바일 공과금 납부 확대하는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도 별도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 메신저를 활용해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플랫폼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2014년 9월 카카오가 출시한 카카오페이는 누적 가입자수 1300만 명, 간편결제 가맹점 1300여 개, 누적 거래액 1조 원에 달한다. 특히 카카오택시, 헤어샵 등 O2O 서비스에 결제 시스템을 접목할 경우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된다.

지난해 2월 처음 선보인 카카오페이 청구서는 공과금 고지, 납부 등을 카카오톡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전자고지결제 서비스다. 카카오톡 알림을 통해 고지서를 안내받고 카카오페이로 납부하는 방식이다. 현재 카카오페이 청구서 제휴사는 한국전력공사, 부산광역시, 하나카드, 경남에너지, 미래엔서해에너지 등 5곳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주력했던 공과금 납부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경쟁자인 네이버페이가 올해부터 공과금 시장에 신규 진입함에 따라 카카오페이는 시장 주도권 다지기에 전념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를 활용한 공과금(지방세) 청구서 서비스는 현재 서울과 부산 지역에서 제공되고 있다. 카카오는 연내에 지자체, 카드사, 보험사, 아파트 등과의 제휴 확대를 통해 보험료와 아파트 관리비 등을 결제하는 다양한 신규 서비스 출시도 앞두고 있다. 카카오 측은 "소비자들이 카카오톡 알림 서비스로 고지서를 쉽고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으며, 카카오페이로 바로 납부할 수 있어 편의성을 더했다"라며 "은행 영업시간 제한이나 인터넷뱅킹 이용 불편 없이 24시간 납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카카오페이는 올해 1분기에 디지털 음원 서비스인 멜론의 결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모바일 쇼핑 증가 따라 간편결제 시장도 급성장

이처럼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결제 기능이 갖는 중요성 때문이다. 일단 한 번 결제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은 향후에도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확률이 높다. 특히 O2O(Online to Offline) 사업 확대에 있어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광고와 마케팅에 결제 고객들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하려는 이유도 크다. 결제 데이터가 축적되면 타깃 광고를 할 수 있는 마케팅 플랫폼으로의 진화도 가능하다는 계산에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의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6조 874억 원으로, 2015년 같은 달보다 23% 증가했다. 12월 거래액은 아직 공식 집계 전이지만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2016년 한해 누적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6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쇼핑 거래의 가파른 상승세는 모바일 쇼핑이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3조 4315억 원으로 전체 온라인 쇼핑의 절반을 차지한다. 1년 만에 40.5% 증가한 수치다. 이는 소비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다시 모바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모바일 쇼핑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이 더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전체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간편결제 서비스가 각종 부가 서비스와 결합하면서 다양한 분야로의 도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유빈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