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장기 수행과제로 택한 올해의 프로젝트는 ‘웹툰’이었다. 주말 저녁 프라임타임에 브라운관에 비춰지는 풍경은 연예인들이 유명 웹툰 작가와 함께 만화를 그리는 모습이고, 무한도전이 끝나면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는 출연진들이 그린 웹툰 제목으로 도배되고 있다. 책이 아닌 스마트폰으로, 흑백이 아닌 컬러로 펼쳐지는 웹툰은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하던 만화와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지금부터는 우리나라의 만화 시장에 또 한 번의 전성기를 가져다준 웹툰 산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전망을 짚어보고자 한다.

신세대의 만화 잡지, 웹툰

우리나라의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의 발전 속도는 무서울 지경이다. 가능성이 엿보이던 ‘웹으로 보는 만화’ 웹툰은 이제 우리나라의 콘텐츠 시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가능성을 논하며 성장시켜야 한다는 시대에서, 어느새 콘텐츠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만화 잡지가 수십만 부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연재분을 묶은 단행본이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던, 또한 메인스트림의 바깥에서는 양판소 만화가 활기를 띠던 만화 시장의 부흥기는 정부의 규제, 인터넷의 보급, 대여점 등 여러 사유로 종막을 고했다. 그리고 지금은 산업의 종말 이래, 실로 오랜만에 만화 산업이 다시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웹툰을 소재로 삼은 무한도전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개인 홈페이지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한 소소한 일상을 그린 인터넷 만화들은 컷 중심의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규격화된 컷 내에 소재별로 완결성이 있는 짧은 만화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점차 무료로 공개되던 인터넷 만화를 상업화하려는 시도가 잦아졌다. 인터넷으로 만화를 본다는 개념이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던 2000년대 초반부터는 웹사이트의 트래픽 증가를 목적으로 한 플랫폼들이 서서히 구축되기 시작했고, 2004년에 이르러서는 강풀 작가를 시작으로 인터넷 브라우저 열람의 주요한 방법인 ‘스크롤’이 활용되면서 웹툰이라는 카테고리의 작품이 기존의 만화와는 다른 연출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컷을 벗어난 고유의 연출, 흑백에서 벗어난 컬러 그림, 무엇보다 대형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뛰어난 접근성을 통해 인터넷 만화는 점차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고, 마침내 ‘웹툰’이라는 이름의 보편성을 얻게 됐다.

무한도전 릴레이툰은 당연하게도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 주목해서 기획하고, 또 그 기획이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웹툰은 사람들에게 이제 익숙한 개념이고, 빈도는 다르더라도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웹툰을 접하고 또 즐기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웹툰 이용자 38.6%는 일주일 동안 2편에서 5편가량의 웹툰을 보고 있으며, 매일 웹툰을 보는 이용자도 36.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웹툰 시장 상위 5개사의 이용자를 합하면 우리나라 인구의 2배에 달하는 9,500만 명에 달할 정도다. 사실상 인터넷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자의로, 혹은 타의로라도 반드시 한 번은 웹툰을 봤거나 혹은 앞으로 보게 될 것이라고 봐야 한다.

다양한 사업자가 뛰어드는

웹툰을 실제로 보고 즐기는 이들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매일 웹툰을 열람하는 이용자가 전체 이용자의 62.4%에 달한다. 이용자의 풀은 충분히 확보돼 있는 상태고 그들의 콘텐츠 소진도 활발하니, 새로운 플랫폼이 괜찮은 작품을 가지고 있을 경우 유의미한 트래픽을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함은 당연하다. 이러한 계산에 따라 산업은 급속한 활성화를 맞았다. 시장에는 웹툰을 가지고 사업화를 시작한 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으며, 또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시장 전체가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화 산업의 전성기, 암흑기, 그리고 부흥기를 모두 겪은 작품 ‘열혈강호’

만화 시장 내에서도 웹툰 시장은 2013년 1,500억 원 규모에 2014년에는 2,100억 원, 2015년에는 100%가 증가한 4,200억 원, 그리고 올해에는 5,845억 원의 규모를 이룰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KT경제경영연구소). 아울러 웹툰 시장이 최절정을 이룰 것으로 추산되는 2018년에는 8.805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숫자의 시장 규모를 가지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웹툰이 어엿한 산업으로 자리를 잡은 이래 웹툰으로 상업 플랫폼을 통해 선을 보인 작품의 수는 5,700여 편에 달한다. 연재작가의 수는 4,600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제대로 집계된 통계자료는 없으나, 이는 과거 출판만화 산업이 전성기를 이루던 때에 비해 훨씬 더 높은 수치로 추측되고 있다. 한편 출판, 만화산업 전반의 종사자 수 또한 199,035명이라는 많은 수를 보이고 있다. 웹툰이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등장한 웹툰 플랫폼은 40여 개를 넘어가니, 실로 많은 사람들이 웹툰 시장의 가능성에 생업을 건 것으로 읽을 수 있다.

출판 만화로 시작해 10년을 뛰어넘어 웹툰으로 완결된 ‘키드갱’

특징적인 부분은 스마트폰 혁명 이후에 난립하고 있는 플랫폼들이 이전과는 달리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한 것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플랫폼들이 어디까지나 웹툰이라는 콘텐츠만을 위해 생겨나고 서비스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초기의 웹툰 시장은 보다 많은 트래픽을 모으고 이용자들이 포털 사이트에 머무르는 시간을 더 늘리기 위한 수단이었으나, 최근의 플랫폼들은 웹툰 그 자체만을 서비스할 뿐 별도의 다른 노림수를 두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부가 서비스가 아닌 웹툰을 메인 콘텐츠로 삼고 있는 것은 바로 웹툰이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주요한 수단이라는 점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다양하게 이뤄지는 웹툰 유료화

웹툰을 통해 직접적인 수익을 거두기 위해 가장 먼저 시도된 것은 출판이었다. 인터넷으로 연재된 연재분을 묶어서 출판물로 출간하고, 이를 판매해 수익을 거두는 방법이었다. 다만 이 경우는 출판 시장의 전체적인 침체로 인해, 일부 작품을 제외한 경우에는 대부분 명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리고 이어서 시도된 것이 연재 중에는 무료로 제공하고, 웹툰이 완결된 이후에는 해당 작품을 유료로 제공하는 방법이었다.

시장 대부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플랫폼, 네이버 만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간 플랫폼이 있었다. 바로 ‘레진코믹스’다. 레진코믹스는 모바일 게임의 주요 수익 모델인 시간을 산다는 개념을 웹툰에 도입해, 기다리면 무료로 볼 수 있는 작품의 연재분을 유료로 미리 볼 수 있도록 하는 수익 모델을 제공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콘텐츠에 기꺼이 금액을 지불할 수 있는 마니아층을 타겟팅, 성인 만화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구성해 제공했다.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과금제를 주된 수익 모델로 삼고 있는 레진코믹스, 그리고 후발주자로 레진코믹스를 빠르게 벤치마킹한 탑툰의 2015년 유료 매출은 각각 200억 원 규모를 기록했다.

브랜드 웹툰을 주 수익원으로 삼은 플랫폼, 배틀코믹스

여기에 또 하나의 웹툰 시장의 주요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수단이 바로 ‘광고’다. 광고주의 의뢰를 받아 말 그대로 광고만을 위한 작품을 연재하는 ‘브랜드 웹툰’, 웹툰이 연재되는 웹페이지의 곳곳에 광고를 노출시키는 노출 광고, 작중에 광고 제품을 노출시키는 간접 광고(PPL) 등이 또 하나의 수익 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만화 작가들과 계약해 광고영업 및 관리를 대행하고 있는 에이전시(대행사)는 2015년 기준 9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IP로의 웹툰이 가지고 있는 가치

웹툰이 단순히 작품 그 자체를 통해 수익을 거두는 것을 넘어, 다른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2차 수익을 거두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tvN을 통해 방영된 웹툰 원작의 드라마 ‘미생’은 10%가 넘는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내부자들’과 같이 영화를 원작으로 한 많은 영화들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영상화를 넘어 게임과의 융합을 시도한 사례도 늘고 있는데, 특히 ‘갓오브하이스쿨’의 경우에는 누적 다운로드 500만 회를 기록하며 치열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기록적인 성공을 거둔 바 있다.

미생은 웹툰이 가진 IP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이는 콘텐츠들이 전체적인 상향 평준화를 이루고 제품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비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현 상황에서 웹툰의 IP(지적재산권)이 점차 가치를 더해가고 있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웹툰의 기존 팬들을 별다른 홍보 없이 끌어올 수 있으며, 작품이 풀어놓은 플롯을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웹툰 외의 유사 산업군의 사업자들에게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사실상 웹툰 자체를 통해 거둬들이는 수익보다, 이와 같은 OSMU(One Source Multi Use)를 통해 거둬들일 수 있는 2차 수익은 훨씬 더 크다.

웹툰 원작의 ‘내부자들’은 900만 명의 스코어를 기록했다

일부에서는 웹툰을 소재로 삼은 영상물들의 많은 수가 실패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웹툰 OSMU에 부정적인 인식을 내비치기도 한다. 하지만 다양한 연관 산업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또한 초반 소비자를 마케팅 없이 확보해 낼 수 있으며 완성도 있는 콘텐츠를 보다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웹툰 IP의 주목도는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에서 웹툰의 유료화로 성공을 거둔 웹툰을 원작으로 삼은 드라마, 영화, 게임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다.

수익 보장제도의 정착, 확대

기록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는 웹툰들이 많다. 3억 조회를 돌파한 웹툰도 있고, 연재 1,000회를 훌쩍 넘긴 작품도 존재한다. 많은 웹툰이 드라마나 영화가 돼 공개됐고, 또 그 중의 상당수는 기록적인 성공을 거뒀다. 인기 작가들의 지명도는 웬만한 연예인 이상이고, 일부 유명 작가들은 고정적으로 매스미디어를 통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광고 매체로 각광받는 웹툰은 브랜드 웹툰 한 편에 기백만 원을 호가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인기 작가들의 스케줄을 확보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수익 면에서 웹툰 OSMU의 가장 큰 성공사례, 갓오브하이스쿨

하지만 이와 같은 현상은 어디까지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거둘 것이 기대되는 웹툰은 4,000편이 넘지만, 그 숫자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노력과 운이 필요하다. 플랫폼을 통해 정식으로 소개되지 않은 소위 지망생들의 웹툰은 지난 10년간 약 11만여 편으로 추산되고 있다. 개중에는 작품으로 보기 힘들 정도로 조악한 완성도를 지니고 있는 웹툰도 존재하지만, 또 그중에는 훌륭한 완성도를 지니고 있음에도 운이 없고 작품을 알릴 방법이 없어 중단된 웹툰도 부지기수다. 웹툰이라는 시장을 작가의 시선으로 볼 때는 아직 산업이라 부르기에 지나치게 협소하고, 스스로의 생계를 보장하기 힘든 분야임이 분명하다.

수익 보장제도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레진코믹스

최근 웹툰 플랫폼이 보여주고 있는 최소한의 수익 보장 제도들은 그런 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많은 웹툰 플랫폼은 계약된 작가들에게 성공의 여부와 상관없이 최소한의 급여에 상응하는 보수를 지급하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수익 보장제도는 계약된 작가의 이탈을 막기 위한 지원 정책으로 고안된 것이지만,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혜택을 받고 있는 작가들이 늘어가는 것도 사실이다. 성공한 일부에게 대부분의 부(富)가 돌아가는 것보다, 시장 파이를 더 키워갈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 정책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위기의 상황은 넘어갔다

웹툰의 시장 성장의 과정에서 많은 잡음이 있었다. 플랫폼이 난립하던 때 서비스 이후 제대로 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후발주자들이 연이어 도산하는 가운데,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작가들이 안은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일부 플랫폼의 지나친 선정성으로 웹툰이라는 산업 자체가 사회악으로 비쳐질 수 있는 위기의 순간도 겪었다. 누구나 게재할 수 있는 지망생들의 공간에 범죄를 그린 웹툰이 게재되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이 됐을 땐 산업 전반에 큰 타격이 가해지기도 했다.

동남아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플랫폼, 라인 웹툰

다른 산업이라면 시장 전체가 궤멸의 위기를 겪을 충격을 웹툰 산업은 여러 번 겪어왔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성장의 가능성과 지원 정책을 통해 위기를 넘겨 지금까지 왔다. 한국만화가협회를 중심으로 웹툰의 자율등급심의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연일 세미나가 개최되고 있으며 업계의 표준을 제시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웹툰 산업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산업협회도 출범했다. 웹툰 플랫폼들도 물의를 피하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지양하고 있으며, 작가들 또한 사회적 갈등을 빚을 수 있는 콘텐츠는 자의적(물론 반은 타의적)으로 생산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선정성이나 사회적 갈등을 조장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한 작가들 스스로에서부터 시작된 업계 전반의 자정의 움직임은 이토록 거세다. 이제는 웹툰이라는 만화가 예전처럼 ‘사회악’으로 분류될 수 있는 시대는 넘어선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해외에서는 꾸준히 한국 웹툰 전시회가 개최되고 있다

웹툰 산업에 자체적인 규제와 지원의 틀이 갖춰지기 시작한 점은 고무적이다. 성인 플랫폼을 표방해 왔던 시장의 리더들은 이제 ‘성인 전용’이란 수식어를 떼고 보다 넓은 독자층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진통을 뛰어넘고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으며, 마니아 지향의 시장이 이제는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어엿한 메인스트림 산업으로 성장했다는 점을 증명하는 지점이다.

다만 ‘한류’로 보기에는

꽤 많은 수의 한국 출신의 프로야구 선수들이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그리고 진출한 선수 대부분이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대한민국 출신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를 평정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정도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의 프로야구 선수들이 모두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선수들처럼 평균적으로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는 걸까. 그렇지 않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우리나라 리그에서도 특출난 성적을 거뒀던 그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월등한 것이지, 리그 평균적인 수준은 메이저리그와 우리나라의 그것을 같은 눈높이에서 비교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세계에서 고유 명사로 통용되고 있는 일본의 만화 ‘망가’

일본의 망가, 미국의 그래픽노블에 대응되는 한국의 콘텐츠로 ‘웹툰’을 내세우고 있다. 정책적으로도 많은 지원이 가해지고 있으며, 또 일부는 해외에서 주목할 만한 서브컬쳐 콘텐츠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프랑스의 만화 박람회에서 웹툰이 큰 주목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거짓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웹툰이 해외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망가나 그래픽노블에 비할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우리나라의 만화 콘텐츠의 수출액은 2014년 3,000만 달러로 접어든 이래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서의 지명도 상승은 아직은 현재진행형이다

아직은 웹툰이 가야 할 길이 멀다. 우리나라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어엿한 메인스트림의 콘텐츠로 웹툰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이것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우리나라에서처럼 큰 성장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기는 아직 힘든 상황이다. 그럼에도 벌써부터 웹툰을 또 하나의 한류로 포장하고, 또 해외에서 큰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처럼 홍보되고 있는 점에는 눈살이 찌푸려진다. 웹툰은 이제 겨우 걸음마를 떼고 걷기 시작한 산업이다. 다시 말해 이제 겨우 인프라의 바탕을 마련한 산업이라는 이야기다. 이 산업은 지금까지의 투자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준비를 해야 하는 산업이지,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성장을 마쳤으며 지금 세계인들이 열광하고 있는 콘텐츠는 아직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는 ‘진짜’ 성장해야 할 때

긴 시간 동안 만화산업은 규제와 부정적 시각에 시달리며 어려움을 겪어왔다. 만화 작가들은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또 많은 수는 절망감에 펜대를 꺾고 시장을 떠났다. 고난의 연속이었던 시장에 마침내 가능성이 내비치고 있다. 다양한 수익 모델을 갖췄고, 궤도에 오르면 최소한의 생계가 보장되는 시스템이 점차 갖춰지고 있다. 일부는 각종 타 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으며, 다양한 산업에서 웹툰을 활용한 사업 전개 방안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웹툰 산업은 체계를 갖춰가고 있으며, 이제는 정부와 재계에서 투자한 금액이 수익으로 제대로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웹툰의 영상화는 앞으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다만 각계각층에서 차츰 산업 전반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부 플랫폼의 선정성을 우려하고, 통제되지 않는 작가 지망생들의 작품에 논란이 일어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2차 수익을 지나치게 염두에 둔 웹툰 콘텐츠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용자들도 점차 늘고 있는 점은 기성작가들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마크로밀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웹툰이 만화 그 자체보다는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될 것을 지나치게 염두에 두는 경향이 있다는 데에 대해 45.7%의 응답자가 동의의 의사를 표현했다. 비동의 의견을 표명한 응답자는 전체의 22.9%에 지나지 않았다.

지금은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해야 할 때다

웹툰 산업이 성장하고 있지만, 만화산업의 매출과 수출 규모는 큰 변화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 매출액은 2011년 8,000억 원의 규모로 집계된 이래 그 규모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수출규모 또한 3,000만 달러 내외에서 정체되고 있다. 만화산업이 전체 콘텐츠 산업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7%로, 오히려 콘텐츠 산업에서 만화의 비중은 줄어들기까지 하고 있다. 웹툰이라는 연출 방식을 만화 산업 선진국들은 물론 중국까지 빠르게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 웹툰 산업이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온 것은 맞지만, 이제는 이 시장이 제대로 된 산업이라는 것을 우리나라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증명해야 될 때가 왔음을 견지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