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된 신시장의 역사와 그 이면 속의 전쟁
한국 액세서리 시장의 明과 暗

스마트폰 시장이 발전함에 따라 동반성장한 시장이 존재한다. 바로 액세서리 시장인데, 액정을 보호하는 필름, 전체를 감싸는 케이스와 같은 기본제품부터 사용시간을 증가시켜주는 보조배터리, 듣는 즐거움을 주는 음향기기까지 그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액세서리 시장규모는 1조 9000억 원에 달할 정도라 하니 스마트폰 다음으로 주목받는 시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규모만큼이나 액세서리 시장의 전망도 계속 밝을 수 있을까? 우리는 시장의 역사와 더불어 현재 존재하는 액세서리 시장의 보이지 않는 문제점을 깊게 파고들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시장이 태동하기 전 피처폰 시절

피처폰 시절에도 케이스와 액정보호필름과 같은 액세서리는 꾸준히 출시되었다. 단, 지금의 액세서리 시장과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었는데 바로 브랜드의 부재였다. 주로 중국OEM으로 생산된 케이스는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졌으며 터치폰의 경우, 간간히 젤리케이스가 선보이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 당시만 해도 딱히 선택권이 없었다

그나마 국산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킨 것은 현재 ‘몹씨’ 브랜드로 스마트폰 케이스를 출시하고 있는 중앙티앤씨 정도였다. 2000년부터 피처폰 관련 액세서리를 생산해왔는데 이마저도 대기업의 OEM형태로 출시되어 브랜드가 강조되는 형태가 아니었다.

091128, 시장의 판도가 바뀌다

▲ 아이폰은 시장활성화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

2009년 11월 28일은 한국 스마트폰시장에 있어 특별한 날로 기억된다. 바로 아이폰3GS의 출시일이었기 때문이다. 시장은 빠른 속도로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환되어갔고 애플과 안드로이드 진영 간의 총성 없는 전쟁은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데 기폭제 역할을 해주었다. 스마트폰 액세서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시엔 스마트폰 보조금의 개념도 제대로 잡히지 않은 시기였기에 소비자들은 80~90만 원 수준의 출고가를 모두 지불해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다보니 비싸게 구입한 스마트폰에 행여 작은 흠집이라도 날까봐 사람들은 액정보호필름과 케이스로 단단히 무장시켜 휴대하게 되었다. 당연히 스마트폰을 더 강하게 더 예쁘게 꾸밀 수 있는 고가의 액세서리 니즈가 발생했고 이러한 소비의식 속에서 스마트폰 액세서리는 점차 브랜드화 되어 가기 시작했다.

블루오션으로 집결한 해외업체

니즈가 있다고 해서 브랜드가 갑자기 생겨날 수는 없던 것이 당시 한국시장의 현실이었다. 이러한 시장상황을 빠르게 판단해 한국시장에 진출한 업체들이 인케이스, 벨킨, Speck과 같은 해외 액세서리 업체들이었다. 비쌀 경우 5만 원은 훌쩍 넘는 케이스 제품들이었지만 그 외에는 저가의 중국OEM 케이스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에 많은 소비자들은 너도나도 해외제품들을 구매해가기 시작했다.

▲ 액세서리의 브랜드화를 이끈 제품이다.

국산업체의 반격은 케이스부터

스마트폰과 액세서리 시장의 틀이 점차 잡혀나가자 그제서야 국내 업체들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우선적으로 공략된 부분은 케이스와 액정보호필름이었으며 그 중심에는 SGP코리아(현 슈피겐SGP)가 있었다. 2004년 액정보호필름을 시작으로 200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유나이티드SGP라는 현지법인을 설립한 SGP는 2009년부터 사명을 SGP코리아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꾸려나갔다. 해외제품보다 저렴하면서도 우수한 품질의 케이스와 액정보호필름은 소비자들에게 각광받기 시작했고 특히 평생 A/S는 액세서리 업체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서비스였다. 이후 SGP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다. 그 외에도 몹씨, 제누스, 머큐리, 베루스와 같은 국내 케이스 제조업체들이 시장 내 점유율을 높여나갔다.

▲ SGP의 평생A/S는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중소기업의 저력, 보조배터리

케이스와 보조배터리는 애플의 ‘폐쇄적인 정책’에 의해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액세서리로 꼽힌다. 내장형 배터리구조, 부분 A/S가 불가능한 문제로 인해 오히려 이를 보조해주는 제품의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보조배터리도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해외업체와 저가형 중국제품 위주로 판매되었으나 안정성이 높고 A/S가 확실한 국산제품을 찾는 이들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 작은 제품이 애플을 반하게 했다

세정유투오(현 유투오코리아)의 ‘iWalk’가 그 대표적인 예다. 2005년에 출시된 휴대폰용 보조배터리인 ‘미니셀’과 ‘멀티셀’의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업체로선 처음으로 애플 정품인증을 받은 것이다. 초기모델인 ‘iWalk800’이 휴대와 충전에 용이하다는 것도 매출에 큰 기여를 했다. 또 다른 보조배터리업체인 iBattz는 대용량이면서 스마트폰과 결합이 가능한 이색 제품을 출시하는 데 주력했으며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안정성이 뛰어난 미포우(공식수입사 조이트론)의 보조배터리도 큰 인기를 끌었다.

안드로이드가 가져다 준 변화

액세서리 업체들은 대부분 2010년에서 2011년 상반기까지의 매출이 가장 좋았다고 회상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바로 아이폰의 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2010년 4월 아이폰의 점유율은 50%, 이후 20% 중반대를 유지했으며 점차 하락세를 겪었지만 기본적으로 20% 정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후 삼성 갤럭시S2를 필두로 안드로이드폰들의 시장 점유율이 급격하게 상승하게 되었고, 아이폰의 점유율은 10% 수준으로 반 토막이 나버렸다.

어차피 똑같은 스마트폰인데 그것이 매출과 무슨 관계가 있냐고 반문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드로이드폰은 아이폰이 액세서리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과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부품 교체의 자유로움이 되려 시장에 혼란을 야기했다

첫째로는 A/S가 확실하고 부품교체가 자유롭다. 제품에 크고 작은 흠집이나 파손이 발생해도 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보호용 액세서리를 장착할 필요가 없어진다.

둘째는 배터리의 자유로운 탈착이다. 제조사에서는 기본 2개의 배터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충전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며 이는 보조배터리의 판매량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게다가 시중에는 대부분 애플 30핀 보조배터리만 있을뿐, 마이크로 5핀이 호환되는 모델이 흔치 않았다.

셋째는 제품의 다양성이다. 아이폰은 기본적으로 1년에 한 종, 그것도 4와 4S는 크기의 차이가 없어 액세서리의 호환이 가능하다. 액세서리 업체 입장에선 몇 천개든, 몇 만개든 전용 액세서리를 미리 제작한 후 여유롭게 판매해도 된다는 의미기도 하다. 반면, 안드로이드폰은 크기가 천차만별이며 출시주기가 빠르기 때문에 전용 액세서리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자칫 잘못 판단해 1000개만 팔린 제품을 10만 개 선 주문해버리면 막대한 손해를 입게된다.

넷째는 보조금으로 인한 스마트폰 가격의 하락이다. 거의 공짜 수준으로 안드로이드폰을 구매하는 사용자가 많았기 때문에 액세서리의 구매기준도 ‘저가’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아졌다. 당연히 안드로이드폰 액세서리에서는 저가형 중국제품의 판매량이 압도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혼란 속에 피어나는 변화의 흐름

앞서 설명한데로 안드로이드폰의 점유율의 상승세로 인해 얼마간은 액세서리 시장에 혼란이 찾아왔다. 하지만 세계시장의 흐름으로 볼 때 언젠가는 겪어야할 문제였고 각 업체들도 다양한 대비책을 내놓으며 돌파구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제누스

재클린

몹씨

▲ 케이스에 실용성을 더하다

케이스의 경우, 실용성과 고급화를 주도했으며 대표적으로 다이어리 케이스를 들 수 있다. 2011년 하반기 갤럭시노트 이후 스마트폰의 부피가 증가함에 따라 이를 휴대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했다. 케이스를 씌우면 당연히 부피가 늘어나게 되고 보통은 더욱 슬림한 제품을 만드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케이스의 부피를 더 증가시키되, 그만큼 실용성을 높인 스마트폰으로 바꿀 수 있는 다이어리 케이스가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가죽 케이스도 다이어리나 파우치 형태로 출시되어 한차례 붐을 일으켰다. 일반적인 소가죽부터 악어가죽, 저렴한 합성피혁이 주로 사용되었으며 컬러나 무늬에도 변화를 주는 등, 스마트폰을 더욱 고급스럽게 꾸밀 수 있게 되었다. 충격보호에 주목적을 둔 두툼한 형태의 케이스, 이중사출구조 케이스의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게 된다.

Fix Audio

iWalk1000

VT9000

▲ 호환, 용량, 기능성 강화에 중점을 둔 보조배터리

보조배터리는 우선적으로 호환 모델을 확대시키는 데에 주력했다. 배터리 자체 혹은 케이블을 활용해 안드로이드폰의 5핀 충전이 가능케 했으며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태블릿PC나 기타 모바일 기기에도 사용가능하도록 제품을 개선해나갔다. 2A 고속충전 기능도 이 때부터 점차 상용화되어갔다. 용량이 대폭 상승한 것도 매출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 스마트폰 성능이 발전하고 LTE네트워크가 상용화됨에 따라 배터리 용량이 늘 부족하게 된 문제점을 잘 파고든 것이다. 용도의 다양화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아웃도어 활동에 필요한 LED플래쉬나 스피커를 장착한 보조배터리가 출시되었으며 자가발전이나 손난로 기능도 겸하는 아이디어 상품도 인기를 끌었다.

음향 시장 판도를 바꾼 쿼드비트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기본적으로 번들이어폰이 제공된다. 소비자들은 이 이어폰을 통해 통화와 각종 콘텐츠를 즐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이어폰과 같은 음향기기에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 대중화되지 않은 것이다. 그나마 아이폰의 경우는 플랫폼이 정형화되어 있기 때문에 기존 음향기기 업체들이 전용 리모컨을 내장한 이어폰/헤드폰을 선보였고 어느 정도의 매출은 유지해나갔다.

▲전무후무 베스트셀러가 된 쿼드비트

이렇듯 스마트폰시장 내 음향기기 사업은 소극적인 분위기였는데 이러한 시장상황을 단숨에 전환시키게 된 계기가 있었다. 바로 LG의 쿼드비트 이어폰이었다. 2012년 하반기 LG가 야심차게 준비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옵티머스G의 번들이어폰으로서 처음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어폰 음질 평가전문 사이트인 ‘골든이어스’가 쿼드비트의 성능에 대해 ‘10만 원 이상의 이어폰 음질을 갖췄다’라 평가하자 쿼드비트의 관심은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결국 온/오프라인을 불문하고 쿼드비트를 판매하는 LG서비스센터에서는 순식간에 제품이 매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재 출시까지 한두 달을 기다려야 했으며 중고시장에선 몇 배나 더 비싸게 거래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본제품인 옵티머스G가 묻힐 정도의 인기로 인해 LG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할 정도였다. 이후 실제로는 그렇게까지 좋은 음질을 가진 이어폰이 아니다라고 결론이 났지만 쿼드비트가 스마트폰 음향기기 시장을 발전시키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분명했다.

이렇듯 이어폰 하나로 콘텐츠 감상의 질이 향상된다는 것을 알게 됨으로써 소비자들이 음향기기를 생각하는 기준이 완전히 변화하게 되었다. 몇 만 원 정도는 우스운 일이며 적어도 몇 십만 원 상당의 프리미엄 이어폰/헤드폰을 찾게 되는 이들이 증가한 것이다. 국내 음향기기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소니코리아에서도 2012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5만 원 이상의 고가 음향기기의 월매출이 전체의 50%까지 상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스컬캔디 5050

소니 MDR-ZX30012

젠하이저 PMX685i

▲고급화 바람이 분 음향시장

국내외업체들의 제품변화도 주목할 부분이다. 기존 아이폰 위주의 음향기기 제품이 점차 안드로이드폰 호환 혹은 전용으로 확대되어 갔고 용도별로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들이 등장하게 된다. 소니코리아에서는 저가에서 고가까지의 제품 라인업을 확충해갔으며 젠하이저는 주로 고급 음향기기를, 사운드캣에서는 가격대성능비가 우수한 헤드폰 위주로 국내 음향기기 시장을 선도하게 되었다.

공든 탑에 손을 댄 제조사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액세서리 시장에 큰 관여를 하지 않는다. 제조사는 스마트폰을 액세서리업체는 액세서리를 출시해 상생해 가는 것이 과거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대략 2012년을 기점으로 이러한 구조가 점차 무너져가기 시작했다. 제조사가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직접 생산해 무상제공 혹은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주로 케이스 제품에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다. 갤럭시S3의 커버형 케이스, 옵티머스뷰2의 펜수납케이스 등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대부분의 제조사가 스마트폰 출시와 동시에 자사의 기능에 최적화된 케이스를 선보이고 있다.

▲용돈벌이에 나선 제조사들

아이러니한 것이 스마트폰 액세서리시장을 활성화시킨 것도 애플이었고 독자적인 자체 액세서리출시를 주도한 것도 애플이었다는 점이다. 아이폰4의 범퍼케이스는 안테나게이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출시된 경우였고 아이패드2는 제품의 기능을 강조하기 위한 ‘스마트커버’가 별도로 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경우는 액세서리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액세서리 업체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함으로서 품질이 우수한 유사제품을 출시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애플의 경우는 오히려 플러스 요소였다

하지만 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자사전용 액세서리를 선보이자 액세서리 업체들은 치명타를 입게 되었다. 우리는 국내 케이스전문업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문제가 액세서리 시장에 어느 정도 문제가 되고 있는 지를 알 수 있었다. 이 중 대표업체인 중앙티앤씨와 제누스는 현 시장 상황을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중앙티앤씨
제조사에서 신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액세서리를 창출하는 부분은 액세서리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정품 케이스’란 이름으로 소비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되는 건 대기업이 중소기업과의 공정한 경쟁구도를 깨뜨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올바르지 않은 경쟁은 결국 시장 균형을 무너뜨릴 것이며 오랜 시간 다져놓은 액세서리 시장 전체가 축소화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든다.

제누스
우리 뿐 아니라 모든 스마트폰 업계에 뛰어든 중소업체들에게 피해와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정당하게 경쟁하지 않고 새로운 스마트폰을 출시함과 동시에 막대한 자금을 동원한 프로모션 활동으로 자사의 케이스를 판매하는 것은 시장을 혼탁하게 만드는 일이다. 스마트폰 케이스는 스마트폰 출시 후 3개월 간의 매출이 가장 높은데 제조사들의 입김이 작용한 이후부턴 모든 업계들의 매출이 50% 이상 감소해버렸다. 이로 인해 중소업체들의 입지가 흔들리고 이미 많은 업체들이 폐업하거나 업종을 바꾸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리가 우려하는 건 이러한 현상이 계속 발생한다면 언젠가 그 피해가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독과점이란 이름의 독사과

KT 경제경영 연구소에서는 올 4월 경,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에 관한 분석 자료를 공개한 바 있다. 표를 보면 알 수 있듯 2013년 액세서리 시장의 규모는 1조 6000 억원에 달하며 이 또한 꾸준히 성장세를 띄고 있다. 2015년에는 2조 원 가까운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 연구소에서는 평가했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앞서 본 스마트폰 제조사의 액세서리 제품 출시가 성장을 저해시키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나마 이 경우도 아직까지는 케이스류 하나에 국한되어 있다. 그 외의 사업까지 진출한다면 시장침체는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다.

▲국내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 규모 (출처: KT 경제경영 연구소)

소비자들은 자사 스마트폰 전용 액세서리를 사용하는 것이 무슨 문제가 있냐고 생각할 것이다. 품질도 나쁘지 않고 가격도 저렴한 데 당연히 이런 제품에 손이 가지 않겠냐는 것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단편적으로 봤을 때에 국한되며 시장 전체를 봤을 때는 최종적으로 독과점의 형태만이 남게 된다.

한 가지 예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살펴보자. 초기 시장에선 삼성, LG, 팬택 외 HTC, 소니, 모토로라와 같은 외산업체들도 제품을 꾸준히 출시했다. 제품의 성능은 차치하고서라도 소비자들에게 있어선 선택의 폭이 매우 넓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 상황은 어떤가? 대부분의 외산업체들이 국내시장에서 철수했으며 그나마 존재하는 애플도 점유율이 7%에 불과하다. 설상가상으로 팬택까지 경영위기로 인해 매각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다. 그렇지 않아도 해외에 비해 제품의 선택권이 좁아진 상황에서 향후에는 삼성과 LG제품만 사용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문제는 이들 두 기업이 시장을 주도했을 때의 결과다. 오래전 옴니아를 기억하는가? 우리는 해외에서 다양한 기능의 휴대폰이 출시되었을 때도 대기업의 입맛에 맞는 저 품질의 휴대폰을 울며 겨자먹기로 고가에 구매해야만 했다. 액세서리시장에서도 이러한 독과점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은 결코 없는 것이다.

짓밟지 마라, 같이 나아가자

결과적으로 건전한 액세서리 시장을 만들기 위해선 대기업의 ‘상생’이 필수적이라 본다. 현재 실시되는 ‘대형마트 규제를 통한 시장 경제 활성화’와 같은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단지 ‘제품을 잘 만드는 것’, ‘정보를 공유할 줄 아는 것’ 이 두 가지가 대기업에서 지향해야 되는 해결책이다.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으면 한다

스마트폰을 잘 만들면 액세서리 시장은 자연스럽게 성장하게 된다. 아이패드에 자동 ON/OFF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스마트커버&케이스 제품이 등장하게 되었고 안드로이드폰에 NFC 기능을 탑재함으로써 관련 액세서리 제품 매출이 증가한 것처럼 말이다. 현재 제조사들이 주력하고 있는 기능은 ‘음장’인데 FLAC 음원과 APT-X 코덱을 지원함으로서 관련 액세서리 제품 특히 블루투스의 매출도 분명 증가할 것이다.

정보를 공유해 더욱 좋은 액세서리가 나올 수 있게 지원해주는 것도 제조사가 보여줄 수 있는 덕목이다. 액세서리 업체는 정보나 대형설비가 대기업에 비해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대신 액세서리에 관한 노하우와 시장성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에서는 이들과 공동으로 액세서리를 기획해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서로 윈윈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액세서리의 품질도 상승하게 되고 가격도 시장 내 경쟁에 맞게 합리적으로 변화하게 된다.

스마트폰과 액세서리는 현 시장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관계로 맺어져 있다. 한 쪽 시장이 기울면 다른 쪽 시장도 무너져버릴 것이 분명하다. 기업 간의 이득도 중요하겠지만 서로 균형 있는 발전을 일구는 것이 향후 액세서리 시장의 전망을 더욱 밝게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앱스토리(www.appstory.co.kr) | 신효송 기자

신효송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