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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을 입는다? 점점 발전하는 스마트 의류

기사 입력시간 : | 최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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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지마 히데오 프로듀서의 작년 출시 작품인 ‘데스 스트랜딩’은 과학 기술이 발달한 근미래의 황폐화된 세상을 오픈월드로 그린 게임이다. 전설의 배달부로 불리는 주인공이 사람들과의 교류가 단절된 세상에서 물품을 배달하는 여정을 그린 이 게임에는 다양한 첨단 기술들이 등장한다. 근처만 가도 무선으로 충전되는 배터리, 소통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홀로그램, 다양한 탈것들 중에서도 플레이어들의 초반 플레이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액티브 스켈레톤’이라는 장비이다. 이는 주인공이 보다 많은 짐을 옮길 수 있도록 하거나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만드는 장비로, 사람들이 가장 직관적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체험할 수 있게 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기술을 입는 시대, 보다 발전된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마트 워치,

그다음 단계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데스 스트랜딩에서 표현된 액티브 스켈레톤이 실제로 구현될 날도 머지않았다. 전 세계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또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안경, 시계, 의복 등과 같이 착용할 수 있는 형태로 된 컴퓨터를 이야기한다. 궁극적으로 신체의 일부처럼 쉽고 거부감 없이 착용할 수 있으며, 인간의 능력을 보완하거나 배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 전자기기를 뜻하는 것이다.

1966년 개발된 최초의 HMD,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역사는 길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대한 연구가 처음으로 시작된 것은 1960년대로 이야기된다. 1961년 MIT에서 룰렛 휠을 예측하는 최초의 착용 컴퓨터가, 1966년에는 최초의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가 개발됐다. 1977년에는 HP가 손목시계 계산기를 내놨으며,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조끼가 개발되기도 했다. 현대적인 개념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군사기술과 만나 1980년대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무선 데이터 전송, 이미지 캡처, GPS 시스템 등의 기술이 도입된 군복이 1989년 미국 국방성에서 채택됐으며, 이후 다양한 형태의 착용 컴퓨터가 시장에서 활발히 연구됐다.

지금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착용형 컴퓨터는 스마트 워치

스마트폰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대한 연구가 가속화됐다. 스마트 워치, 스마트 밴드가 일반화됐고, 안경 형태의 디바이스도 개발됐다. 그리고 마침내 최근 들어서는 문자 그대로 ‘입는’ 의류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속속 시도되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디바이스 시장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기존의 제조사들을 비롯해 신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들까지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의류형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는

‘입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지난 7월 22일, 미국의 IT 매체인 더버지는 일본의 전자기기 제조사인 소니의 신선한 아이디어에 주목한 기사를 보도했다. 소니의 사내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를 통해 개발된 제품을 상품화한 ‘웨어러블 에어컨’이 바로 그것이다. ‘레온 포켓(Reon Pocket)’이라는 이름의 이 제품은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에 연결해 사용하는 손바닥 크기의 하얀색 플라스틱 냉각 장치다. 서로 다른 도체를 접합시켜 전류를 흐르게 할 때 접합부에 흡열 효과가 일어나는 것을 펠티어 효과(Peltier effect)라고 한다. 이 제품은 펠티어 효과를 활용해 열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식으로 몸을 차갑게 만드는 제품이다.

소니가 크라우드 펀딩으로 공개한 입는 에어컨, 레온 포켓

어깨 뒷면에 제품 본체를 넣을 수 있는 브이넥 언더셔츠와 함께 판매되는 레온 포켓은 피부에 붙일 수 있는 실리콘 패드가 있어, 옷에 껴입는 것은 물론 손에 쥐고 사용할 수도 있는 제품이다. 이용자는 모바일 앱을 통해 온도 설정을 할 수도 있으며, 팬 속도도 조절할 수 있다. 소니는 이 제품을 사용할 경우 신체 표면 온도를 약 13도가량 낮출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제품은 현재 일본에서 본체가 한화로 약 14만 원, 함께 판매되는 셔츠는 약 2만 원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구글이 리바이스와 손을 잡고 만든 웨어러블 디바이스 재킷

구글도 웨어러블 디바이스 의류를 출시한 바 있다. 리바이스와 협업해 출시한 스마트 재킷이 바로 그것으로, 구글은 자사의 특허기술인 제스처 인식이 가능한 대화형 섬유기술을 적용해 재킷의 소매 원단을 두드리거나 쓸어 넘기는 동작으로 스마트폰을 제어할 수 있는 의류를 구현해 냈다. 지갑 없이 옷의 소매를 단말기에 접촉하는 것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 재킷도 출시됐는데, 영국의 패션 브랜드인 라일앤스코트가 신용카드사와 함께 내놓은 스마트 재킷이 바로 그것이다.

헬스케어와 만나

새로운 영역으로

미국의 패션테크 기업인 웨어러블X는 보다 흥미로운 제품을 내놓았다. 이들은 운동하는 사람들을 위한 스마트 요가 팬츠를 출시했는데, 이 제품은 다섯 개의 센서가 탑재돼 있어 사용자의 체형과 자세 등의 정보를 읽어 낼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앱과 스마트 팬츠를 연동시킬 경우, 취하는 자세를 선택하고 그 동작을 따라 하면 센서가 이용자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잘못된 동작을 취할 경우에는 바지에 진동을 울려 이를 알려 주기도 한다.

웨어러블X의 스마트 요가 팬츠, 한화 약 5만 원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의류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특히 주목을 끄는 영역은 의료 부문이다. 사이렌케어사에서는 작년에스마트 양말을 출시했는데, 이 제품은 착용자의 발 온도를 측정해 당뇨병으로 인한 족부 궤양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사이렌케어사는 스마트 양말을 구현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 센서를 직물에 장착시키는 방법을 택했다. 이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센서가 발에 있는 6개 지점의 온도 변화를 측정하고, 변화가 감지될 경우에는 족부 궤양 위험도가 높으니 의사를 만나러 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송출한다. 이 양말은 세탁기로 세탁할 수 있으며, 별도의 충전도 필요로 하지 않는 편의성을 가지고 있다.

당뇨병 환자를 위한 사이렌케어사의 스마트 양말

센소리아라는 기업은 심장병의 위험을 낮춰 주는 운동복을 출시한 바 있다. 이들이 개발한 제품은 심장박동 감지기를 옷에 부착한 스마트 의류다. 이 의류는 심장박동 수 같은 개인의 운동 정보를 수집해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에 전송하며, 전용 앱을 통해 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개인의 운동량과 이에 따른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앱을 통해 사용자에게 적당한 운동량을 제시하기도 한다. 또한 심장박동 수가 불규칙한 경우에는 스마트폰에 알림 메시지를 발송하고, 이상이 감지될 때는 모니터링 기기에 내장된 GPS 기능을 통해 의료진 또는 가족에게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머지않아 다가올

새로운 시대

앞서 소개한 액티브 스켈레톤에 가까운 스마트 의류가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다. 착용자의 근력을 보조해 주는 초경량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바로 그것이다. 작년 한국기계연구원은 박철훈 로봇메카트로닉스 연구실 책임연구원이 옷감처럼 가볍고 돌돌 말 수 있으면서도 큰 힘을 내는 의복형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제품은 평상복으로 입는 점퍼처럼 생겼으며, 전류를 흘리면 수축해 10㎏의 무게를 들 수 있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데스 스트랜딩 속 액티브 스켈레톤의 실현은 머지않아 가능할 것이다

국내에서 주로 연구되던 의류형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외골격을 지닌 액티브 스켈레톤과 같은 형태를 취한 것들이었다. 반면 이 제품은 평상복처럼 자연스럽게 입을 수 있으면서도, 합금 스프링을 이용한 전기적, 기계적 특성만으로 힘을 보조하기 때문에 장시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1벌당 무게는 배터리, 구동부 등을 포함해도 일반 점퍼 정도의 중량인 1㎏ 남짓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직경 0.5㎜ 이하의 와이어로 제작한 유연 구동기 덕이었다. 이 다발을 20개 묶은 구동기의 무게는 20g이지만, 수축할 때는 이의 500배인 10㎏의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다. 박철훈 책임연구원은 시제품을 테스트한 결과 100만 번 이상 작동시켜도 내구도에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하였다.

아이언맨 슈트가 실제로 개발될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

지금까지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액세서리 위주로 발전했다. 시계, 밴드 모양의 제품들이 시장을 주름잡고 있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앞으로는 보다 다양한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들이 출시되고 또 그만의 시장을 형성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 의류의 발달은 머지않아 영화를 통해서만 보던, 꿈만 그리던 ‘아이언맨 슈트’를 가능케 할 정도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보다 발전된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마트 의류의 세상이 성큼 우리의 곁으로 다가와 있다.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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