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 서비스의 다양한 진화 - O2O 서비스가 제시하는 새로운 미래상

기사 입력시간 : 2015.11.02 18:13:40 | 최덕수 기자

올해는 향후 O2O 서비스 성장의 원년으로 기억될 듯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쇼핑의 확고한 경계가 휴대가 가능한 스마트폰으로 인해 무너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보다 생활밀착형으로 탈바꿈한 콘텐츠들이, O2O란 카테고리 안에서 빠른 속도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도 온라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세상을 맞으면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잇는 또 하나의 새로운 시장인 O2O(Online to Offline)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지금부터는 다양한 형태로 진화를 이룬,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신기한 O2O 서비스를 모아 소개해 보고자 한다.

O2O 서비스의 정의에 대해 먼저
컨시어지 경제, 피어 경제, 협동 경제, 임시직 경제, 공유 경제 등 다양한 이름으로 선을 보이고 있는 새로운 모델의 커머스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는 O2O 서비스는 좁은 개념으로는 대부분 온디멘드 경제(On-demand economy)라는 카테고리로 묶을 수 있는 서비스를 이야기한다. 우버, 에어비앤비 등 선발주자들이 유휴자원을 이용자들끼리 서로 공유해서 이용하는 공유 경제에서 출발한 개념이, 이제는 보다 광대한 온디멘드 경제와 O2O 서비스로 이야기되고 있다.

O2O 서비스의 대부분은 없던 시장이 새로이 창조된 것이 아니다. 최근 O2O를 표방하고 있는 서비스는 온디멘드 형식의 서비스로 분류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온디멘드 경제라는 것은 다시 말해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상품이나 서비스를 ‘바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칭하는 것으로 풀어쓸 수 있다. 어떤 상품을 구하기 위해서 전통적인 유통 구조에 기대야 했던 과거와는 달리, 현대는 온라인 시스템의 발달과 어디서나 온라인에 접속할 수 있는 디바이스의 보급으로 인해 어디서나 손쉽게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으로 인해 이와 같은 서비스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수요자의 시작에 맞춰
온디멘드 경제 하에서 주요시되는 것은 통상적인 유통구조와는 달리 수요자다. 제품을 공급해 주는 공급자가 수요를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 필요한 수요자가 원하는 때에 제품을 공급받는다는 점이 온디멘드 경제가 기존의 시스템과는 다른 가장 큰 차별점이다. 기존의 유통구조를 개선해서 이용자가 필요한 때에 공급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의 구조를 개선한 서비스를 개괄적으로 온디멘드 경제라 부르고 있는 것이며, 이것이 다시 우리나라에서는 O2O 서비스로 통칭해서 불리고 있는 경향이 있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익히 알려진 O2O 서비스인 카카오택시는 길거리에서 택시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때에 스마트폰으로 편하게 호출하고 결제까지 앱에서 수행할 수 있다. 소카 역시 렌트카 업체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역시 앱에서 결제해서 원하는 시간대에만 이용하고 반납할 수 있다. 이 글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서비스들은 단순히 스마트폰으로 옮겨온 커머스가 아니라, 이렇게 이용자가 원할 때 오프라인의 서비스를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된 온디멘드 경제에 가까운 광의의 O2O 서비스들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앱으로 주문하면 불러주는 ‘사이렌오더’
많은 카페 프렌차이즈들 중 스마트폰 시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곳이 스타벅스다. 스타벅스의 앱은 여러모로 새로운 기능을 탑재해, 가장 진보된 O2O 서비스로 많이 이야기되고 있다. 스타벅스 앱이 여타 카페 프렌차이즈 앱들보다 진보된 앱으로 주목받는 것은 모바일 앱으로 매장에 가기 전에 미리 주문하고, 줄을 설 필요 없이 매장에서 바로 음료를 받을 수 있는 ‘사이렌오더’ 서비스 덕분이다.

이용자는 스타벅스 앱에서 사이렌오더 메뉴를 터치하고, 앱에서 음료를 주문할 수 있다. 주문을 완료한 후 수령할 매장으로 지정한 곳에 가면 각 매장에 설치된 단말기를 통해 이용자가 매장에 진입했음을 인식한다. 이는 사람 귀에 안 들리는 고주파음으로 매장마다 다른 신호를 송출하며, 스마트폰 마이크가 이를 인식해 이용자가 매장에 도착했음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매장에 늦게 도착해 식은 음료를 수령할 우려도 없다. 미리 음료를 결제하더라도 주문자가 매장에 도착하기 전에는 제조를 시작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차에 자신이 없다면 ‘룩스발렛’
자동차 운전에 있어 가장 난이도가 높은 분야는 주차로 이야기된다. 단순히 주차 기술뿐 아니라 어딘가 가보지 못한 곳을 방문하거나 교통 혼잡지역에 갈 일이 있을 때도 주차는 운전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이하게도 대리운전을 넘어서, 아예 차량의 주차만 전담해 주는 서비스도 존재한다. 작년 55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잭팟을 터트린 ‘룩스발렛’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룩스발렛은 고객이 원하는 때, 원하는 곳으로 발레파킹 요원을 파견해 주는 서비스다. 원하는 지역에서 주차요원과 접선한 후 자동차 키만 넘기고, 이용자는 주차 걱정 없이 편하게 일을 보면 된다. 그리고 지정한 시간에 다시 주차 요원을 만나 다시 키를 넘겨받으면 그것으로 계약은 종료된다. 이와 같은 서비스의 이용료는 시간당 5달러, 하루 최대로는 15달러에 불과하다. 아무리 혼잡한 지역을 가더라도 정해진 금액만 지불하면 주차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는데, 이 정도의 요금이라면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은지.

청소가 필요한 당신에게 ‘대리주부’
청소나 요리 등의 밀린 가사일, 산후 조리가 필요한 주부, 보금자리의 이사 등 급하게 일손이 필요한 경우에 스마트폰 앱으로 간단하게 일손을 구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서비스가 있다. 그 주인공은 얼마 전 35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홈스토리생활의 ‘대리주부’다. 이름 그대로 이 서비스는 가사 전반에 대한 노동력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손쉽게 찾을 수 있는 O2O 서비스다.

대리주부는 일손이 필요한 사람과 일감이 필요한 사람을 모바일 앱을 통해 이어주는 서비스다. 약 3,000명의 가사 서비스 구직자와 산후 서비스 구직자 200명이 대리주부 앱에 등록돼 있으며, 일손이 필요한 이용자가 필요한 서비스를 요청하면 등록된 구직자들이 이에 응해서 일손을 제공하는 서비스인 것이다. 대리주부는 만약의 사고를 대비해 서비스 이용자에게 파손보상보험을 적용하고 있다.

애완동물 대신 맡아드려요 ‘도그베이케이’
반려동물 시장이 점차 성장하고 있다. 서울시 소상공인경영지원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산업의 규모는 약 2조 원으로, 오는 2020년에는 5조 8천억 원의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또한 1인 가구 역시 증가추세로 독신자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도 점차 많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 이에 따라 잠시 동안 반려동물을 맡아줄 펫시터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에 착안한 펫시터와 반려동물 주인을 연결해 주는 서비스인 ‘도그베이케이’가 반려동물 시장의 에어비앤비로 불리며 전 세계적으로 큰 성장을 거두고 있다.

반려견 한 마리를 맡기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약 3만 2천 원. 도그베이케이는 이 비용의 85%를 펫시터에게 제공하며 15%의 수수료를 취한다. 도그베이케이는 전 세계 약 3천 곳의 도시로 서비스를 확장하며 사업성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한 O2O 서비스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며, 머지않아 국내에서도 펫시터의 바람이 불 것을 예고하고 있다.

세탁까지 O2O 영역으로 ‘세탁특공대’
마이런더리온라인이란 서비스가 있다. 이용자가 세탁소를 가지 않고도 세탁물을 맡기고 또 받아볼 수 있도록 지역의 세탁소와 연동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계 플랫폼이다. 온디멘드 경제의 후발주자로 출발해 자리를 잡은 O2O 서비스다. 이를 벤치마킹해 세탁, 수거, 배달을 하나로 묶은 서비스가 국내에서도 시도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워시스왓의 ‘세탁특공대’. 이용자는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세탁물을 맡기면 다음날 세탁된 옷을 배달받을 수 있다. 세탁요원은 정해진 장소에 방문해 세탁물을 수거하고, 근처의 제휴 세탁소에 세탁물을 맡긴다. 세탁특공대는 세탁물의 수거와 배달을 담당하고, 지역의 세탁소는 세탁물을 처리하는 분업 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이용자는 앱에서 서비스 이용료를 결제할 수 있고, 세탁이 완료된 세탁물이 배달되었음을 스마트폰 푸시메시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이외에도 현재 국내에서는 피엔씨밸리의 크린몬스터, 워시온 등이 한국판 마이런더리온라인을 꿈꾸며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자동차 업계도 움직인다 ‘카닥’
거대한 시장을 이루고 있는 자동차 업계에서는 요식업, 숙박업 못지않게 다양한 O2O 서비스가 활발히 시도되고 있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것은 중고차 매매 시장으로, 중고차를 판매할 때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딜러를 선택할 수 있는 ‘헤이딜러’,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용자에게 맞는 중고차를 추천해 주는 ‘올라잇카’, 중고차 딜러와의 협력을 통해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모바일 커머스 ‘첫차’ 등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자동차 애프터마켓에서도 O2O의 경쟁은 치열하다. ‘카닥’, ‘카스테라’ 등 다양한 서비스들이 자동차 부품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거기에 세차 전문 O2O 서비스도 최근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세차 앱 ‘인스타워시’는 앱을 통해 차량의 위치를 확인하고, 업체의 직원이 차량 위치로 방문해 출장 세차를 해주는 서비스다. 차량의 위치가 어디든 특수 세제와 수건을 통해 물 없는 세차가 이뤄진다. 이와 같이, 큰 시장을 이루고 있는 자동차 업계에도 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시장 구조의 재편이 천천히 진행되고 있다.

의사와의 1:1 상담까지 지원 ‘굿닥’
의료 서비스는 그야말로 우리의 건강에 직결되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의료의 스마트화는 삼성전자에서도 차기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을 정도로 많은 화제를 낳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O2O 서비스 또한 의료계에서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생활정보 기업인 옐프는 최근, 일반인들의 접근이 어려웠던 의료 데이터와 함께 병원 리뷰 서비스를 제공해 보다 수요자의 입장에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옐프에 등록된 미국의 의료 시설은 총 2만 6천여 곳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옐로모바일 계열사로 편입된 ‘굿닥’이 의료 서비스의 O2O를 추진하고 있다. 굿닥은 전국의 병원과 약국의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앱이다. 이용자는 굿닥을 통해 주변의 의료 서비스 제공처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여의사 산부인과, 외국인 진료, 야간 진료 병원, 응급 진료 병원 등의 특수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을 검색할 수도 있다. 아울러 앱 내에서 분야별 전문의와 게시판을 통한 1:1 상담 서비스도 현재 제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