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3 VS 베가레이서2 VS 옵티머스LTE2
차세대 스마트폰 대전

2011년 1월 LG전자는 옵티머스2X를 출시하며 세계 최초의 듀얼코어 AP(Application Processor) 탑재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이후 가속화된 성능경쟁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2라는 괴물 사양의 스마트폰을 탄생시켰다. 출시된 지 1년이 지난 갤럭시S2는 지금도 최강의 3G폰으로 군림하며, 판매순위에서 상위권에 꾸준히 랭크되어 있다. 그리고 2012년 5월. 많은 사용자들이 기다리던 갤럭시S2의 정식 후계기, 갤럭시S3가 영국에서 공개됐다. 또한 이와 때를 같이해 팬택의 베가레이서2, LG전자의 옵티머스LTE2도 발표되며 기싸움에 밀리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까지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보적인 우위에 올라있는 삼성전자, 그리고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이며 삼성전자를 쫓고 있는 팬택과 LG전자. 2012년 상반기에 시작되는 새로운 전쟁의 승자는 과연?

키포인트

쿼드코어? 듀얼코어?

2011년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성능은 급격한 발전을 이루었다. 연 초 듀얼코어 AP를 장착한 스마트폰이 출시되더니 연말에는 쿼드코어 AP가 선보였다. 각 AP 제조사들이 앞 다투어 쿼드코어 AP를 공개하면서 올 상반기 출시되는 스마트폰들에는 쿼드코어 AP가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러한 예측을 두고 일각에서는 스마트폰에 쿼드코어 AP가 필요하냐를 놓고 논쟁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논쟁이 무색하게 정작 팬택과 LG전자는 듀얼코어 AP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발표했다. 팬택의 베가레이서2와 LG전자의 옵티머스LTE2 모두 퀄컴의 스냅드래곤S4(MSM8960)를 채용했다. 스냅드래곤S4는 ARM Cortex-A15(주1)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아키텍쳐 Krait를 적용한 듀얼코어 AP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3만이 자체 개발 엑시노스4412 쿼드코어 AP를 탑재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팬택과 LG전자는 예상을 깨고 쿼드코어가 아닌 듀얼코어를 선택했을까? 이유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팬택과 LG전자는 국내 시장 환경을 고려한 LTE 스마트폰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LTE 통신모듈을 AP와 하나의 칩으로 생산하는 곳이 아직까지는 퀄컴 밖에 없다. 결국 작년 말과 마찬가지로 현재까지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LTE 단말기에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이 최적의 AP로 꼽히고 있다. 엑시노스 쿼드코어를 탑재한다고 발표한 삼성전자의 갤럭시S3조차 해외 LTE버전은 스냅드래곤S4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냅드래곤S4의 클럭수는 1.5GHz로 베가레이서에 탑재된 스냅드래곤S3와 차이가 없지만, 각종 벤치마킹을 통해 전체적인 성능에서 크게 향상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쿼드코어와 듀얼코어는 얼마나 큰 차이가 있을까? 단순히 숫자만 놓고 보면 코어가 두 개인 것보다 네 개인 것이 당연히 좋아 보인다. 그러나 이번에 출시되는 제품들의 경우 듀얼코어는 Cortex-A15 기반인 반면, 쿼드코어는 Cortex-A9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Cortex-A15는 Cortex-A9보다 한 단계 위의 아키텍쳐로 이론상으로는 동일 클럭에서 최고 60%에 이르는 성능향상을 보인다고 한다. 실제 공개된 초당연산속도에서도 Cortex-A15가 3.3MIPS로 Cortex-A9의 2.5MIPS보다 30%이상 빠르다. 이 때문에 현재로선 Cortex-A15 듀얼코어와 Cortex-A9 쿼드코어 중 어느 쪽이 성능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결국은 단말기에서 얼마나 최적화를 잘 했느냐에 따라 체감 성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엑시노스

▲ 스냅드래곤

RAM 1GB VS 2GB

AP 만큼이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요소는 RAM의 크기다. 공개 전만 해도 모든 단말기가 1.5~2GB RAM을 갖출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작 LG전자의 옵티머스LTE2 만 2GB RAM을 갖췄고, 갤럭시S3와 베가레이서2는 1GB로 이전 제품들과 동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현 상황만 놓고 봤을 때에는 1GB RAM만으로도 충분하다. 애플의 아이폰4S는 512MB RAM 만으로도 최고의 최적화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안드로이드의 경우 iOS와는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RAM 용량이 크면 클수록 좋다. 향후 1~2년을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수명을 생각해 봤을 때 1GB RAM은 분명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화면

큰 화면을 선호하는 최근 사용자 취향에 맞춰 갤럭시S3와 베가레이서2는 4.8인치, 옵티머스LTE2는 4.7인치로 출시된다. 작년 말 출시된 LTE단말기들보다 화면은 더욱 커졌지만, 테두리를 최대한 좁히면서 실제 전체 크기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해상도는 세 단말기 모두 1280x720으로 동일하고, 갤럭시S3는 슈퍼아몰레드를 채용했다.

배터리

옵티머스LTE2 2150mAh, 갤럭시S3 2100mAh, 베가레이서2 2050mAh로 미세하게 차이가 나지만 모두 2000mAh 이상의 대용량을 탑재하고 있다. 화면크기가 더욱 커지면서 전력소비가 늘긴 했지만, AP 등 핵심부품에서 전력 소비량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에 실제 사용 시간은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 제조사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3G와 LTE

작년 하반기 본격적으로 LTE 시장이 열린 뒤, 국내에서는 LTE 전용 단말기만이 줄지어 출시되었다. LTE 서비스를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한 KT에서 일정기간 LTE 단말기를 3G용으로 개통해 주긴 했지만, 단말기 자체는 LTE용이다. 팬택의 베가레이서2와 LG전자의 옵티머스LTE2 역시 시장 흐름에 따라 LTE 전용으로 출시됐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의 갤럭시S3는 통신사 한정으로 3G 단말기를 출시한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LTE보다 3G를 선호하는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오랜만에 출시되는 최신형 3G 단말기가 가뭄의 단비 같을 것이다.

카메라

해외 제조사에서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들을 출시하면서 국내 제품들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카메라가 탑재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 예측 역시 빗나갔다. 갤럭시S3, 베가레이서2, 옵티머스LTE2 모두 기존과 동일한 8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물론, 전체적인 성능에서는 큰 향상이 있었다. 성능이 뛰어난 카메라 센서를 채용했고, 제로 셔터 랙을 기본적으로 깔고 가고 있다. 아쉽기는 하지만 세 제품 모두 나쁘지 않은 카메라 기능을 갖추고 있다.

주1) ARM Cortex-A15: ARM(Advanced RISC Machine)은 영국의 반도체 회사로 현재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퀄컴의 스냅드래곤, 엔비디아의 테그라 등 거의 대부분의 모바일 프로세서에 ARM 코어가 사용되고 있다. Cortex-A15는 ARM의 최신 아키텍처로 이전 Cortex-A9 보다 성능은 높아지고 전력소모는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

베가레이서2

가장 먼저 정보를 공개한 베가레이서2. 삼성전자가 영국에서 현지시간 5월 3일에 갤럭시S3를 발표하겠다고 밝히자, 팬택은 같은 5월 3일 한국에서 발표함으로써 몇 시간 일찍 정보를 공개하는 패기를 보였다. 비록 실적에서는 삼성전자에 크게 뒤처지지만, 기싸움에서는 밀리지 않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팬택 박병엽 부회장은 베가레이서2 공개 후 경쟁제품들을 향해 공격적인 발언을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과연 팬택의 베가레이서2는 이러한 자신감을 뒷받침할 만한 제품일까?

베가레이서를 계승한다

팬택의 스마트폰 라인업 중 가장 성공한 제품은 170만 대 판매를 돌파한 베가레이서다. 팬택은 베가레이서의 힘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를 제치고 2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그런 만큼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에 베가레이서2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다만, 이름을 계승했다고 해서 실적도 그대로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각기 다른 블랙과 화이트의 외관

베가레이서2는 블랙과 화이트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됐다. 전면은 기존의 베가 시리즈와 거의 동일한 형태를 하고 있지만, 후면은 조금 다르다. 화이트와 블랙의 후면은 재질부터가 차이가 있다. 화이트 모델은 매끈한 세라믹 재질로 고급스러운 광택을 보여주는 반면, 블랙 모델은 무광택 플라스틱 느낌으로 긁힘과 미끄러짐을 방지하고 있다. 블랙 모델의 후면은 과거 HTC 제품의 느낌을 주고 있다. 측면도 화이트는 은색 도금으로 되어있고, 블랙은 후면과 마찬가지로 무광택으로 마무리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단순히 색상 이상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직접 두 제품을 만져보고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Siri 부럽지 않은 음성인식?

베가레이서2는 스마트보이스라고 알려진 대화형 음성인식 기능을 담고 있다. 아이폰4S에 탑재되어 있는 Siri와 비슷한 기능으로 한글음성을 완벽하게 지원한다는 점에서 국내 사용자들에게는 Siri보다 우수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외에도 음성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지나치게 무난한...

베가레이서2는 다른 두 제품과 비교해 특별히 내세울 만한 요소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 베가레이서2가 내세우는 키워드는 ‘빠르고’, ‘넓고’, ‘오래가고’, ‘더욱 편리한’ 제품이다. 분명 이전 제품들과 비교해 Cortex-A15 기반 스냅드래곤4S는 더욱 향상된 성능을 보여주고, 4.8인치의 화면은 베가LTE의 4.5인치보다 0.3인치 더 커졌으며, 배터리 용량도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갤럭시S3와 옵티머스LTE2 역시 빨라지고, 넓어졌으며, 배터리 효율도 개선됐기 때문에 베가레이서2만의 장점이라고 내세우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이번에도 가격으로 승부?

결국 베가레이서2가 취할 수 있는 최고의 강점은 이전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가격 경쟁력이다. 베가레이서2의 출고가는 91만 3000원. 그러나 실제 대리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단말기 가격은 약정할인과 보조금을 적용해 약 35만 원 선이다. 출시된 지 한 달이 채 안되어 반값 이하로 뚝 떨어진 셈이다. 언론을 통해 보였던 공격적인 모습과 비교하면 급락한 가격이 안쓰럽긴 하지만, 현재로써는 베가레이서2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가격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베가레이서2의 성패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얼마나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느냐에 달렸다고 보인다.

옵티머스LTE2

사실 LG전자가 상반기 국내에 출시할 전략 스마트폰으로는 옵티머스4X가 유력하게 꼽혔었다. 최초의 듀얼코어 스마트폰 옵티머스2X의 정식 후계기인 옵티머스4X는 엔비디아의 쿼드코어 AP 테그라3를 탑재한 단말기로, 쿼드코어 스마트폰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국내 시장에 출시될 것이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LG전자의 선택은 옵티머스4X가 아닌 옵티머스LTE2였다. 현재 옵티머스4X는 유럽에서만 출시하려 하고 있다. 그렇다면 LG전자가 쿼드코어가 아닌 듀얼코어를 선택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LTE로 재편된 국내 통신시장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통신사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있다. 물론, 국내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며, 미국 역시 아이폰이 등장하기 전까지 통신사들은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스마트폰 시대가 시작된 이후 통신사들의 영향력이 예전만큼 강력하지는 않다고 하지만, 통신사들이 거의 모든 유통구조를 장악하고 있는 이상 제조사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여지는 많지 않다. 간단히 이야기해 LG전자가 옵티머스4X가 아닌 옵티머스LTE2를 선택한 것은 통신사들이 그것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보면 된다. 현재 AP와 LTE칩을 하나로 통합한 프로세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이 유일하다. 그러나 스냅드래곤은 아직까지 쿼드코어를 선보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쿼드코어와 LTE를 동시에 지원하려면 AP외에 별도의 통신칩을 추가해야 하며, 당연히 원칩으로 된 스냅드래곤보다 전력소비나 공간활용 면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여건에서 LG전자는 국내에서는 듀얼코어 LTE 단말기를, 해외에서 쿼드코어 3G 단말기를 출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L-Style 디자인

지금은 저가 보급형으로 전락해버린 ‘명품’ 프라다폰3.0 이후 LG전자는 L-Style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다. 프라다폰을 옆으로 늘린 형태가 된 옵티머스뷰에서도 L-Style이 적용됐고, 이번에 출시된 옵티머스LTE2 역시 마찬가지다. 디자인만 놓고 보면 옵티머스LTE2가 아닌 프라다폰3.0x2라고 해도 납득할 수준이다. 갤럭시S3의 디자인이 호불호가 크게 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옵티머스LTE2의 명품 디자인은 분명 큰 경쟁력이 될 것이다.

LG전자의 승부수! 2GB RAM

전체적인 스마트폰 시장이 상향평준화 되면서 기계적인 성능만으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시대이긴 하지만, 그래도 숫자로 명확히 구분되는 내용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갤럭시S3의 쿼드코어 AP가 그 좋은 예라고 하겠다. 그런데 LG전자 역시 회심의 한 방을 준비하고 있었다. 바로 2GB RAM이다. 백그라운드에서 많은 프로그램을 구동하고, 완벽한 멀티태스킹을 지원하는 안드로이드의 경우 RAM 용량은 많으면 많을수록 유리하다. 그렇기 때문에 갤럭시S3가 1GB RAM으로 공개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실망의 목소리를 높였던 것이다. 실제 가용 RAM을 비교해 봐도 갤럭시S3는 780MB, 베가레이서2는 650MB 수준인데 반해, 옵티머스LTE2는 1.2GB 이상으로 나타나 압도적인 우위에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생명 연장한 True HD IPS

이전 기종인 옵티머스LTE를 출시하면서 LG전자가 가장 중점을 둔 마케팅 포인트는 디스플레이 성능이었다. LG전자의 모바일 디스플레이는 애플이 자랑하는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공급될 만큼 발군의 성능을 자랑하고 있다. 더욱이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인 삼성전자의 갤럭시 제품군이 모두 펜타일 방식으로 출시되면서 옵티머스LTE의 디스플레이는 상대적으로 더욱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갤럭시S3 역시 펜타일 방식의 디스플레이를 채용하면서, LG전자가 자랑하는 True HD IPS 디스플레이는 한 동안 높은 가치를 갖게 될 것이 분명해졌다.

이제는 만만치 않은 경쟁자?

얼마 전 옵티머스LTE가 국내에서 100만 대 판매를 돌파하면서 LG전자 스마트폰이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특히, 최근의 LG전자 스마트폰들은 과거 최악의 최적화로 악명 높던 시절과 달리 상당히 쾌적한 최적화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전반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L-Style 디자인, 건재한 True HD IPS, 그리고 신의 한수라 할 수 있는 2GB RAM 탑재는 옵티머스LTE2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벤치마킹에서 예상외로 고전하고 있는 스냅드래곤S4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어쨌든 가격만 적정하게 책정된다면, 갤럭시S3와 맞대결도 기대해볼 만하다.

갤럭시S3

최강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 수식어가 현재 갤럭시S3와 삼성전자의 위상을 말해준다. 이미 선주문으로만 900만 대를 돌파했다고 하니 갤럭시S3의 힘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 그런데 정작 갤럭시S3가 발표된 당일에는 여러모로 평이 좋지 않았다. 기대감에 미치지 못한 제품 성능, 처음 보는 순간 눈을 의심케 만들었던 미묘한 디자인, 그리고 무엇보다 기대감을 뚝 떨어지게 만든 펜타일 디스플레이. 그렇다면 과연 갤럭시S3의 매력은 무엇일까?

엑시노스의, 엑시노스에 의한, 엑시노스를 위한

삼성전자가 ARM에게 라이선스를 얻어 자체 생산한 엑시노스는 현재 최고의 성능을 보여주는 AP로 꼽힌다. 삼성전자에서 직접 생산하는 AP인 만큼 자사의 주력 스마트폰에는 어김없이 엑시노스가 탑재되고, 엑시노스가 탑재된 스마트폰은 당대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그 명성을 입증하고 있다. 갤럭시S3에도 어김없이 엑시노스4412 쿼드코어 AP가 탑재된다. Cortex-A15 기반의 엑시노스5250이 탑재되지 않은 것에 실망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Cortex-A15기반의 스냅드래곤S4가 벤치마킹에서 기대이하의 성능을 보여주면서 상대적으로 엑시노스4412에 대한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극단적인 사용자들은 엑시노스가 아니면 굳이 삼성전자 단말기를 살 필요가 없다고 말할 만큼 엑시노스가 가진 성능과 상징성은 압도적이다.

아... 펜타일이라니...

삼성전자의 스마트폰들은 LCD가 아닌 아몰레드(AMOLED-능동형 유기발광 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사용한다. 이번 갤럭시S3에서도 슈퍼 아몰레드가 사용되는데, 문제는 색표현 방식이 RGB가 아닌 펜타일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됐다. 펜타일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기에는 지면이 부족하지만, 간단히 말하면 제조단가가 저렴한 대신 가독성이 저하되는 방식이다. 물론, 픽셀 밀집도가 높은 만큼 눈에 확 띄지 않을 수도 있지만, 민감한 사용자라면 구분해 내기도 한다. 또, 민감하지 않은 사용자라도 괜히 신경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 갤럭시S3에 사용된 펜타일 방식

보면 볼수록 매력적?

삼성전자는 갤럭시S3를 공개하기 전 조약돌이 그려진 아리송한 이미지로 호기심을 자극했다. 결국 조약돌은 갤럭시S3의 디자인에 대한 암시로, 갤럭시S3는 조약돌처럼 매끈한 세라믹 재질로 외관을 마무리했다.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하며 뭉툭한 느낌을 준다. 이 디자인이 공개됐을 때 대체적인 반응은 ‘최악’이었다. 그러다 실 사용기가 영상을 통해 공개되면서 생각보다 괜찮다,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다 라는 의견이 확산되어 갔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호평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갤럭시가 감성을 입다?

갤럭시S2는 공개된 성능만으로 경쟁 제품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던 반면, 갤럭시S3는 성능만 놓고 보면 크게 앞서간다는 느낌을 가질 수 없다. 그 대신 갤럭시S3는 화려한 부가기능을 자랑하고 있다. 우선 동영상 팝업 플레이. 지금도 별도의 앱을 설치하면 사용 가능한 기능이긴 하지만, 갤럭시S3에서 기본 지원하는 동영상 팝업기능은 다른 작업에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서 매우 부드러운 재생을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도 사용자의 얼굴과 눈을 인식하여 영화, 전자책, 인터넷 사용 시 화면을 계속 유지시켜 주는 스마트 스테이 기능이나 단말기 상단을 두 번 가볍게 치면 스크롤 맨 위로 이동한다거나 하는 사소한 부분에서 사용자 편의를 극대화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갤럭시S3의 모습을 보고, 일부에서는 삼성전자가 성능 경쟁에 종말을 고했다고 까지 평하기도 했다. 평가야 어쨌든 갤럭시S3가 가진 사용자 친화적인 기능들은 애플이 주장하는 감성과 일맥 상통하지 않은가?

소비자의 선택은?

아무리 많은 정보를 접하고, 비교를 해봐도 막상 구입할 때는 또 망설여지는 게 소비자들의 심리다. 또, 단순히 제품의 특징을 비교해 봤다고 해서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제품이 무엇인지 단정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소비자들의 선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각 항목별로 정리해 보았다.

가격이 중요하다면?

가장 먼저 출시된 베가레이서2의 경우 대리점에 50만 원 정도의 리베이트가 제공되면서 단말기의 실 구매가는 35만 원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옵티머스LTE2 역시 베가레이서2 못지않은 가격 하락을 경험할 것으로 보이지만, 우선 베가레이서2보다 늦게 출시됐고, 성능 면에서 조금 앞서기 때문에 갤럭시S3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어느 정도 적정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베가레이서2가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고 있긴 하지만, 객관적으로 놓고 봤을 때 최신 단말기에 걸맞는 성능을 갖추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가격대기 성능비에서는 베가레이서2가 최적의 선택이 될 것이다.

매의 눈을 가졌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작은 차이도 구분해 낼 수 있는 민감한 눈을 가진 사람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펜타일 방식의 디스플레이는 눈의 피로를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매의 눈을 가진 사람이라면 펜타일 방식의 갤럭시S3는 우선 제외하는 것이 좋다. 베가레이서2와 옵티머스LTE2는 모두 LCD를 채용했지만, 아이폰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제작하고 있는 LG전자의 옵티머스LTE2가 조금 더 우세하다고 할 수 있다.

성능이 중요하다면?

성능을 중시하는 소비자는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첫 공개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AP 중시형은 갤럭시S3, RAM 중시형은 옵티머스LTE2로 가야하겠지만, 삼성전자가 갤럭시S3를 지역별 다른 사양으로 출시하면서 국내 버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S3의 단점으로 꼽혔던 부분은 RAM 1GB. 그런데 얼마 전 일본에 출시될 갤럭시S3에는 RAM 2GB가 탑재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 AP는 스냅드래곤S4를 채용했다. 국내 버전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성능에 특히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을 고려할 때 엑시노스+2GB RAM의 조합으로 출시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우선은 6월 달 출시로 예정되어 있는 3G 전용 갤럭시S3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LTE가 싫다면?

이쪽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세 제품 중 3G로 출시예정인 유일한 제품은 갤럭시S3밖에 없다. 통신사도 SKT로 고정. 아직은 LTE가 시기상조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라면, 갤럭시S3나 작년에 출시된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굳이 최신 성능이 필요하지 않다면, 갤럭시S2 등 작년 이맘 때 출시된 제품들이 보다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이도 저도 싫다면?

갤럭시S3, 베가레이서2, 옵티머스LTE2가 모두 끌리지 않는 소비자도 물론 있을 것이다. 이들을 위한 선택지는 역시 아이폰 밖에 없다. 아이폰의 최대 단점인 화면크기도 이번에는 4인치 이상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차세대 아이폰에 대해 기대감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다만, 애플의 지금까지의 행보를 봤을 때 차기 아이폰은 10월 이후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그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월간 앱스토리┃석주원 기자

김준혁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