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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경영통합 합의, 이들의 미래는?

기사 입력시간 : | 최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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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ICT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일본의 야후재팬과 라인의 합병 소식이 들려온 것이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은 일본 포털 사업자인 야후재팬과 경영통합에 합의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지난 11월 18일, 주요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두 회사의 경영통합 뉴스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두 회사는 각각 포털과 간편결제, 그리고 모바일 플랫폼을 꽉 거머쥔 1위 사업자들로, 현재는 글로벌 ICT 공룡들의 공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기도 하다.

네이버 라인과 소프트뱅크 야후재팬의 경영통합 합의, 이들의 미래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라인의 사정

우리나라 포털 사이트 서비스 부동의 1위 기업인 네이버는 유독 일본 시장에서는 기를 펴지 못했다. 네이버의 브랜드를 가지고 시작한 일본 서비스는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며, 번번이 그들의 앞을 일본 1위 포털 사업자인 야후재팬이 가로막았다. 2000년 11월 네이버재팬으로 시도한 일본 진출은 5년 만에 철수할 수밖에 없었으며, 2007년에 이뤄진 재도전도 결실을 맺지 못했다. 결국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네이버는 다른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스마트폰이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으로 부상하는 때에, 빠르게 ‘라인 메신저’를 일본 시장에 출시했으며 이것이 마침내 성공을 거뒀다. 덕분에 라인은 일본의 국민 메신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으며, 현재는 일본에서만 8천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라인의 대규모 라인페이 마케팅은 올해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라인의 일본에서의 성공은 하지만 메신저 서비스를 다른 분야로 확장시키는 데에는 여전히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특히 국내에서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검색 사업은 여전히 일본 시장에서 기를 펴지 못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는 지난 6월 그 자신의 입으로 직접 “일본에서의 검색 사업이 철저히 실패”했음을 인정한 바 있다. 라인이 메신저를 기반으로 일본 시장에서 거둬들이고 있는 매출도 점차 줄고 있으며, 의욕적으로 시작한 라인페이는 생각만큼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에서 천만 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한 1위 간편결제는 야후재팬의 ‘페이페이’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미래사업에의 투자, 그리고 라인페이 이용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은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는데 반해 현재의 매출은 감소 일변도다. 이로 인해 라인의 올해 실적 전망은 그다지 밝지 못했다. 라인의 올해 순손실은 2,173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대규모의 마케팅 집행에도 불구하고 라인페이는 올해 2분기 기준 287만 명의 이용자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이는 일본의 1위 간편결제인 야후재팬 ‘페이페이’의 5분의 1 수준이다. 라인은 자사의 모바일 메신저 이용자를 활용한 신사업의 실적 개선을 빠르게 이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었다.





야후재팬, 그리고

소프트뱅크그룹의 사정

지금의 소프트뱅크, 지금의 손정의 회장을 만든 것은 야후재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물적인 투자감각으로 단행된 야후재팬 투자는 성공

을 거뒀고, 일본 시장에서 야후재팬은 줄곧 1위의 자리를 차지해 왔다. 하지만 현재 야후재팬의 영향력은 예전만 같지 않다. 현재 야후재팬의 일본 검색시장 점유율은 작년 기준으로 22%까지 감소한 상태다. 야후재팬을 누르고 일본에서 검색시장 1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서비스는 다름 아닌 ‘구글’이다.

Z홀딩스의 지분 40%를 보유한 소프트뱅크그룹

여전히 야후재팬은 5천만 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으며, 그 속도는 해가 지날수록 빨라지고 있다. 야후재팬을 산하에 두고 있는 기업은 소프트뱅크가 주식의 40%를 보유하고 있는 ‘Z홀딩스’다. Z홀딩스는 야후재팬과 커머스 플랫폼 ‘야후쇼핑’, 금융 서비스 ‘재팬넷뱅크’를 산하에 두고 있으며, 올해 9월에는 일본 최대 의류 온라인몰 조조타운의 운영사 ‘조조’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은 Z홀딩스가 현재, 앞서 이야기한 소프트뱅크와 공동출자 운영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페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워크 상장 실패가 소프트뱅크그룹 실적에 큰 타격을 가져왔다

문제는 이 1위의 자리가 확장성에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5천만 명의 야후재팬 이용자, 800만 명의 조조타운 이용자들을 합치더라도 커버가 되지 않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하고, 이곳을 효율적으로 공략할 방안은 뾰족히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소프트뱅크는 올해 3분기,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7~9월 소프트뱅크의 실적은 7,043억 엔의 적자였으며, 이는 전년 동기 흑자와 비슷한 규모의 액수다. 위워크 상장 실패와 우버의 부진이 영향이 특히 컸다. 2004년 상반기 이후 처음으로 기록한 적자를 극복해 내기 위해, 소프트뱅크그룹은 ‘특단의 비책’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었다.

양사가 지분을

절반씩 소유할 예정

어려움에 빠진 두 기업이 손을 잡았다. 지난 11월 18일,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과 야후재팬 간의 경영통합을 공식화했다. 이를 위해 네이버 이해진 GIO와 소프트뱅크그룹 손정의 회장이 수차례 회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영통합은 Z홀딩스가 야후재팬, 재팬넷뱅크과 함께 라인을 운영하는 구조로, 양사가 지분을 절반씩 투자한 합작법인을 설립해 Z홀딩스를 품는 구조로 이뤄질 예정이다. 네이버(라인)와 소프트뱅크(Z홀딩스)가 50:50으로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조인트벤처를 통해 양사가 산하의 중간 지주사격인 Z홀딩스의 공동 최대주주가 되는 형태인 것이다. 신생 Z홀딩스의 대표는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공동대표와 가와베 켄타로 Z홀딩스 대표가 공동으로 맡을 예정이다. 합작법인 설립 관련 본 계약은 12월 중에 이뤄질 예정이며, 양사의 통합은 내년 10월까지 완료될 것으로 전해졌다.

밀려드는 글로벌 ICT 공룡들을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가 두 회사의 공통된 고민이었다

일본 시장에서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 1위 사업자와 검색 시장 전통의 강자가 손을 잡았다. 그 배경에는 양국에서 각각 ICT 시장의 절대적 영향력을 가진 플레이어들이 위치해 있다. 이 뉴스는 일본에서는 물론 한국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향후 두 회사는 자신들이 지금껏 꾸려온 플랫폼을 기반으로 쇼핑, 결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 현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기존 서비스의 시너지뿐 아니라,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신사업 개척 계획도 적극적으로 설명됐다. 구글, 페이스북 등의 글로벌 플랫폼과 인공지능 기술 기반으로 경쟁하는 위치에 오를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본 기자회견에서 가와베 겐타로 Z홀딩스 대표는 “인공지능 기술 회사를 만들어 일본과 아시아를 넘는 글로벌 기술회사로 성장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통합 발표 기자회견장에서부터 A.I에 대한 적극적 투자가 시사됐다

두 회사의 통합으로 인해 우선은 마케팅의 측면에서의 출혈 경쟁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회사의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간편결제, 이커머스 영역에서는 빠르게 통합 플랫폼의 영향력을 확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 회사가 경쟁사들, 심지어 구글이나 페이스북에 비해서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투자하고 있는 인공지능 영역에서도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벌써부터 기대를 사고 있다.





벌써부터 나오는

기대와 우려

Z홀딩스와 라인이 지금의 매출을 유지하는 것을 상정할 때, 이들 두 회사의 매출은 라쿠텐을 제치고 일본 인터넷 기업 중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이는 실로 고무적인 일이지만, 비슷한 위치의 두 회사가 힘을 합쳤다가 제대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한 사례는 실로 많다. 따라서 양사의 통합을 마냥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만 있지는 않은 것이 당연할 것이다. 신사업 투자를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 자명하기에, 당분간은 제시된 청사진과는 달리 적자가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가장 먼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양사가 모두 대규모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당장 경영통합이 이뤄진다고 해서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상이한 두 회사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지가 관건

양사의 유기적 통합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비슷하지만 다른 서비스 기반을 가지고 있는, 회사 문화도 판이하게 다른 두 회사가 제대로 시너지를 낼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기혼게이자이신문은 “회사 조직이 커질수록 서비스 혁신 속도는 둔화될 수밖에 없다”라며 두 회사의 경영통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전한 바 있다. 아울러 두 회사의 통합으로 인한 독과점의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 일본 공정거래위원회 승인 등 통합을 위해 넘어야 할 심사의 과정이 이들이 상정했던 것만큼 수월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영통합은 과연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회사를 탄생시킬 수 있을까

양사의 경영통합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게 될지는 아직 쉽사리 예측하기 힘들다. 또한 라인과 야후재팬을 넘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그룹의 관계도 어떻게 발전될지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네이버의 아시아 시장 진출에도 소프트뱅크 차원에서의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이해진 GI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관계는 이번이 처음으로 맺어진 것은 아니다. 소프트뱅크그룹의 벤처 캐피탈 소프트뱅크벤처스의 펀드투자에도 이해진 GIO는 꾸준히 참여해 왔다. 서로 가까우면서도 때로는 경쟁관계에 있던 두 회사가 힘을 합친 이 사건은 과연 결실을 맺게 될 것인가. 일본 시장을 기점으로 한 아시아 기업들이, 과연 그들이 제시한 대로 글로벌 ICT 공룡들에 제대로 맞서는 그림을 그려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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