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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으로 넷플릭스 겨냥한 옥수수&푹, 웨이브로 넘어설까?

기사 입력시간 : | 최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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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에서는 ‘코드컷팅’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유료 유선방송을 사람들이 보지 않기 시작했고, 셋톱박스를 넘어선 OTT(Over the top) 플랫폼을 대안으로 택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유선방송의 선을 자른다는 의미의 코드컷팅 현상은 비단 북미에서만의 이야기는 아닌데, 국내에서도 점차 TV를 떠나 N스크린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재현되는 코드컷팅 현상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해외 플랫폼인 넷플릭스, 그리고 유튜브다. 앞으로도 이러한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쳐지는데, 콘텐츠 왕국이라고 불리는 ‘디즈니’와 열광적인 마니아층을 확보한 ‘애플’도 OTT 경쟁에 곧 뛰어들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통사와 방송사가 손을 잡은 토종 OTT 웨이브, 성공할까?

 

 

통합 OTT 플랫폼 웨이브의 출범

 

국내에서 OTT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플랫폼에 대항하기 위해, 국내의 사업자들도 힘을 합쳐 통합 플랫폼을 내놓았다. 이례적인 것은 여기에 참여한 업체들이 OTT에 회의적일 수밖에 없는 방송사, 그리고 이통사라는 점이다. 지난 9월 18일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이 손을 잡은 통합 OTT 플랫폼 ‘웨이브(wavve)’가 출범했다. 웨이브는 SK텔레콤에서 운영하던 OTT 서비스 ‘옥수수’와 지상파 방송사 3사가 손을 잡은 콘텐츠연합플랫폼의 ‘푹’이 합쳐진 통합 플랫폼이다.

 

 

옥수수와 푹이 만나 새로운 서비스, 웨이브(wavve)가 탄생했다

  

웨이브의 운영사 콘텐츠웨이브는 SK텔레콤이 전체의 30%의 지분을, 지상파 방송 3사가 나머지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옥수수의 가입자 천만 명과 푹 가입자 400만 명을 안고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는데, 그렇다고 해서 기존의 서비스가 웨이브로 바뀌거나 가입자가 웨이브 가입자로 자동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 SK텔레콤의 옥수수는 올해까지만 서비스를 유지하고, 푹은 웨이브로 바뀌었다. 운영사는 현재 옥수수 이용자가 계정을 인증한 후 웨이브로 가입을 할 시에 일정 기간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하게 하는 등의 방식으로 전환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웨이브 정식 서비스 이틀 전에 진행된 출범식

  

웨이브는 지난 9월 16일 서비스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출범식을 개최했으며, 이 자리에서 임원진의 입을 빌려 명확한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지상파 방송 3사의 경영진(양승동 KBS 사장, 최승호 MBC 사장, 박정훈 SBS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이 참여한 출범식에서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2023년 유료 가입자 500만 명, 매출 5,000억 원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이태현 대표는 또한 이 자리에서 “시민들 속에 스며드는 유용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되고, 미디어 기업 간 성장을 이끌어내는 마중물이 되고자 한다”라며 서비스 개시에 대한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노골적으로 넷플릭스를 겨냥한

 

웨이브는 현재의 시점에서 보자면 겨냥한 서비스가 명확해 보인다. 바로 ‘넷플릭스’다. 웨이브는 출범 전부터 ‘넷플릭스 킬러’로 국내 매체들의 주목을 받았으며, 서비스를 개시한 지금도 넷플릭스와의 비교가 자주 이뤄지고 있다. 요금 체계도 다분히 넷플릭스를 신경 쓴 형태로 바뀌었다. 35가지의 요금제는 3가지로 간소화됐으며, 가격은 넷플릭스보다도 조금 더 저렴하게 책정됐다. 매체들은 그들이 ‘다크 모드’라고 부르는 흑백의 기본 UI마저도 넷플릭스의 벤치마크의 대상으로 조명했다.

 

 

서비스 론칭과 함께 3종의 외국 드라마가 독점 콘텐츠로 공개됐다

  

넷플릭스, 유튜브의 강점은 ‘콘텐츠’로 주로 이야기한다. 넷플릭스는 창작자들을 존중하며 국내 투자사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금액을 제작비로 제작자들에게 지원하고 있다. 유튜브도 억대 연봉 유튜버의 사례가 널리 알려지면서, 자진해서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제작자들이 몰리고 있다. 반면 국내 OTT 플랫폼의 경우에는 오직 하나의 플랫폼에서만 열람할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없다시피 하며, 거의 방송사의 공급 콘텐츠로만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맹점으로 지적돼 왔다.

 

 

웨이브가 100% 투자한 기대작, 조선로코 녹두전

  

웨이브는 이를 타파하기 위해 콘텐츠 제작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처럼 다수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소비자들이 웨이브를 이용하게끔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오는 2023년까지 이들은 초기 재무투자 유치를 통해 마련된 자금 중 3,000억 원을 콘텐츠 제작에만 투자할 예정이다. 곧 KBS를 통해 방송될 ‘조선로코 녹두전’은 OTT로는 웨이브에서만 독점 공개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이들은 콘텐츠 제작에 10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지상파 3사가 직접 투자하고 있는 콘텐츠웨이브이기에, 이들의 투자금은 넷플릭스와는 달리 실험적인 콘텐츠보다는 방송용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으로의 투자에 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즉, 이들이 제작하는 콘텐츠는 기존의 지상파용 콘텐츠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암약해 있는 다른 경쟁자들

 

여러모로 넷플릭스를 겨냥한 전략을 펼치는 웨이브는 그렇다면 과연, 정말로 넷플릭스만 잡으면 우리나라 OTT 시장의 패권을 거머쥘 수 있을까. 서비스 내적으로도 외적인 시장 동향으로도, 현재 이들이 처한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아 보인다. 웨이브 서비스는 첫날부터 잡음이 나오고 있다. 콘텐츠가 오히려 푹 시절부터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JTBC였다. JTBC의 일부 콘텐츠가 푹이 웨이브로 바뀌면서 이탈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JTBC, JTBC2, JTBC3 Fox Sports, JTBC4 등 JTBC의 4개 채널의 실시간 라이브 방송이 웨이브 시작과 함께 제공이 종료됐다. 웨이브는 JTBC의 요청으로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종료하게 됐으며, 본방 개시 5분 이후 볼 수 있는 퀵 VOD가 있기 때문에 실제 불편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서비스 구성은 이전 서비스인 ‘푹’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JTBC는 웨이브에게 있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이 시점에 왜 실시간 라이브 방송 철회를 결정한 것일까. 이는 JTBC가 CJ ENM과 손을 잡고 신규 OTT의 출범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JTBC는 지난 9월 17일, CJ ENM과 합작해 통합 OTT를 출범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양사는 내년 초까지 합작법인을 만들고, CJ ENM이 서비스하고 있는 ‘티빙’을 기반으로 양사 콘텐츠를 통합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이들의 신규 OTT는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지만, 분명한 것은 넷플릭스보다도 웨이브에게 더 강력한 직접적 경쟁상대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푹과 티빙이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자리를 잡기 전부터 경쟁을 펼쳤던 것처럼 말이다.

 

 

이용요금 체계는 넷플릭스를 의식한 흔적이 엿보인다

  

뿐만 아니라 소문만 무성했던 디즈니의 OTT도 11월 12일부터 서비스될 예정이다. 이미 네덜란드에서 시범 테스트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디즈니 플러스는 넷플릭스보다도 저렴하고 웨이브의 최저 요금과 비슷한 6.99달러로 월 요금제를 책정했다. 애플 또한 11월 1일부터 ‘애플 TV 플러스’도 약 100개국에서, 월 4.99달러의 저렴한 요금제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애플과 디즈니의 OTT의 국내 서비스 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넷플릭스처럼 국내 진출에 긴 시간이 소요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웨이브의 시장 무혈입성은 불가능할 것

  

기자간담회에서 거론된 주된 화두 중 하나가 바로 ‘역차별’이었다

  

넷플릭스가 성장하고 코드컷팅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제 OTT는 넷플릭스가 패권을 장악하게 될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여기에 아직 성장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 콘텐츠 공룡들이 연이어 시장 참여를 선언하면서, 이제 OTT 시장은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하고 있다. 웨이브의 출범은 국내에서 벌어질 OTT 경쟁의 시작을 알린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하지만 웨이브가 경쟁의 시작을 알린 서비스라고 해서, 향후로도 경쟁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는 아직 낙관하기 힘들어 보인다.

 

서비스 초창기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웨이브 서비스에 대해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JTBC의 실시간 라이브 송출 중단만이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웨이브가 적극적으로 품어야 할 SK텔레콤의 옥수수 이용자들이 벌써부터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이다. 옥수수 이용자들은 통합 OTT 플랫폼이 출범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장용 VOD의 감상을 위해서는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는 기존의 옥수수 앱을 이용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옥수수 이용자들은 구매한 VOD를 웨이브로 옮겨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콘텐츠웨이브는 저작권자 요청에 따라 옥수수에서 구매한 소장용 VOD를 웨이브에서 이용할 수 없음을 고지하고 있다.

 

 

웨이브는 과연 넷플릭스, 디즈니, 애플을 넘어설 수 있을까

  

이들의 킬러 콘텐츠는 아직까지는 ‘가격’이다. 콘텐츠의 면에서 웨이브는 아직 푹과 그다지 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푹보다도 콘텐츠 양은 더 줄어들었다. 앞으로 제작될 콘텐츠도 차별점을 내세우긴 힘들어 보인다. 푹 서비스보다 저렴해진 가격 이상의 메리트가 현재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가격으로 사로잡아야 할 소비자층 사이에서는 초기의 실수가 여러 번 겹쳐지면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마블, 스타워즈, 애니메이션을 내세운 새로운 OTT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높은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tvN과 JTBC도 빠져있다.

 

염가의 프로모션과 기존 서비스 이용자들의 전환 가입으로, 웨이브는 분명 서비스 초기에는 많은 이용자를 쉽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장기화되어서, 염원대로 50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콘텐츠웨이브는 출범식에서 유튜브, 넷플릭스 등의 글로벌 OTT의 규제 실효성을 이야기하며, 역차별이 웨이브의 큰 장벽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현재는 글로벌 OTT와의 역차별보다도, 콘텐츠의 경쟁력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부디 OTT 경쟁이 본격화되기 이전에 경쟁력 제고로, 웨이브가 진정한 경쟁의 승자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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