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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적자보는데 투자하는 새벽배송, 그 이유는?

기사 입력시간 : | 최덕수 기자

가장 객관적이고 투명한 it 매체 앱스토리

새벽배송을 처음으로 시작한 기업으로는 아마존닷컴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익일배송은 물론 당일배송, 2시간 내 배송까지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아마존닷컴의 유통 시스템을 통해 실현될 수 있었다. 이들은 재고를 관리하고 유통하는 과정을 하나의 부서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이를 통해 효율적으로 재고를 관리하고 빠른 배송을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예상 배송 서비스’에 대한 특허까지 취득해 현재의 시스템에 더했다. 이는 고객이 물건을 주문하기 전에 구매를 예측하고 미리 물품을 포장해, 고객과 가장 가까운 물류센터에 준비시켜 놓는 방식이다.

 


새벽배송의 긴 어둠, 해 뜰 날 올까?

 

국내로 들어온 새벽배송, 식품과 만나다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것은 아마존닷컴이 가지고 있는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 덕분이었다. 물론 이들의 예측이 항상 맞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를 최대한 맞추기 위한 광고 시스템, 물품 추천 방식 또한 갖춰져 있었기에 재고를 줄이고 이익률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이다. 아마존닷컴의 방식은 이들을 벤치마킹하는 이들을 통해 국내에도 고스란히 도입됐다. 구매 예측 시스템을 통해 수요를 미리 예측해 재고를 줄이고, 보다 빠르게 구매자들에게 물품을 배송한다. 아마존닷컴의 방식을 국내에 어떻게 들여올 것인지가 이커머스 시장의 화두가 되면서 나타난 시스템이 바로 지금 화제가 되고 있는 '새벽배송'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존닷컴은 다양한 배송 시스템을 시도해 또 성공을 거뒀다

 

새벽배송은 오후 11시 전에 식품 등의 상품을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까지 이를 배송해 주는 방식이다. 현재 새벽배송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은 스타트업인 '마켓컬리'이며, 이들의 뒤를 쿠팡 등과 신세계, 롯데 등 유통대기업이 쫓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형국이다. 사실상 이커머스 시장의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이 새벽배송에 ‘올인’하며 경쟁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주목할 점은 아마존닷컴의 새벽배송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배송되는 물품이 ‘신선식품’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이커머스 사업자들은 현재 신선식품의 새벽배송에 자신들이 가진 모든 역량을 투여하며 시장의 움직임에 대처하고 있다.

 


아마존이 여건에 부딪혀 결국 실패한 분야, 신선식품 배송

 

왜 하필이면 신선식품일까. 앞서 예로 든 아마존닷컴의 경우, 새벽배송의 정착에는 성공했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 시도되는 신선식품 배송 정착에는 실패했다. 지난 2007년, 이들은 ‘아마존 프레시’ 사업을 시작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연회비는 한화 약 30만 원에 달하는데, 예정된 시간에 물품을 수급하고 또 배송하는 것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작년 말에는 홀푸드마켓을 인수하며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를 신선식품과 연계시킨다는 전략을 세웠지만, 이조차도 아직 그 성과는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베팅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공산품 대신 식품이, 그것도 신선식품이 이커머스 플레이어들의 눈에 든 걸까. 그간 이커머스 기업들은 식품이 아닌 공산품을 더 빠르게 배달하는 방법으로 배송 경쟁을 펼쳐왔다. 공산품의 시장이 식품 시장과는 비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또 배송에도 유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산품 유통은 명확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어디에서, 어느 이커머스 사업자에게서 제품을 구매하건 품질은 똑같다는 점을 우선 들 수 있다. 11번가에서 구매해도, 쿠팡에서 구매해도 이용자에게는 똑같은 제품이 배송된다. 그렇기에 공산품 위주의 경쟁은 ‘충성고객’을 제대로 확보할 수 없고, 끝이 없는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띠게 된다.

 


공산품의 배송은 식품보다도 훨씬 손이 덜 가게 된다

 

유통업체들이 출혈을 감수하며 공산품 시장에서 경쟁을 한 결과는 계속되는 할인 경쟁과 마진의 악화였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결국 공산품이 아닌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자신들의 서비스‘에서만’ 찾을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충성고객을 확보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이것이 가장 손쉬운 시장이 식품, 그것도 ‘신선식품’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시장은 공산품보다 협소하더라도 소비의 빈도가 높고, 따라서 반복구매의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이례적으로 성공을 거둔 신선식품 배송 사업

 

업계 추산 국내 식품 시장의 규모는 약 100조 원인데, 주목할 점은 이 시장의 온라인 전환율이 아직 높지 않다는 점이다. ‘푸드테크’로 신선식품이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본격적으로 기업들이 베팅을 시작했다. 이커머스 3사가 잇달아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현재 서비스를 축소한 상태다. 신선식품 시장은 매력적이지만, 관리와 판매가 까다롭고 물류에 드는 비용이 많기 때문이었다. 성공 케이스는 오히려 스타트업에서 먼저 나왔다. 마켓컬리의 이야기다. 마켓컬리는 아마존닷컴을 벤치마킹한 물류 관리 및 구매 예측, 그리고 새벽배송을 도입했고 또 성공을 거뒀다.

 

 

점차 극심해지는 경쟁

 

정확히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현재 마켓컬리는 재고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현재까지 사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것이 성공을 거두고 고정 이용자를 확보하는 약이 되었지만 그와 함께 섣부르게 사세를 불리지 못하는 독으로도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여기에 쿠팡이 본격적인 태세를 갖추고 새벽배송을 시작하면서, 또 유통 대기업이 대형마트나 편의점을 끼고 대규모의 투자를 예고하고 또 단행하면서 변화가 시작되는 중이다.

 


새벽배송 경쟁에 의욕적으로 뛰어든 신세계

 

앞으로의 새벽배송 경쟁은 어떻게 전개될까. 시장 초기에 위메프나 우아한형제들 등이 단발적인 시도를 하던 과거와 지금의 양상은 다른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고정 이용자가 많아졌다. 새벽배송은 워킹맘들과 1인 가구, 30대에서 40대까지의 연령층 인구에게 절대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새벽배송용 신선식품을 수급하는 업체들도 많아졌고, 이를 배송하는 배송인력도 급속도로 증가했다. 갖춰진 인프라는 시장의 니즈에 부합해 계속 커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 또한 점차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문제는 그렇다면 이들이 기존의 배송, 물류 시스템만큼 제대로 잘 동작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배송 업계는 새벽배송으로 인해 몸집을 불렸음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비명을 지르고 있는 상황이다. 평일 기준 작년 한 해의 택배 배송량은 859만 개에 달한다. 새벽배송으로 인해 주야가 없어진 지금의 업무환경은 배송기사들에게 있어서는 치명적이다. 여기에 고객과 대면하지 않기 위해 문 앞에 물품을 놔두기 때문에, 분실 및 도난 사고도 많아지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도난, 분실, 파손 등의 책임은 고스란히 격무에 시달리는 배송기사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끝이 없는 치킨게임이 시작되나

 

물류 분야를 살펴보자면 스타트업에게는 암울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유통 대기업들이 인프라를 활용해 시장에 진입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신석식품 관련 사업에 투자를 가속하고 있다. 프리미엄 신석식품 브랜드를 론칭하고, 의욕적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개시했다. 롯데슈퍼도 온라인 배송 전용센터를 통해 수도권 주요 지역에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으며, 신선도에 대한 의심을 불식시키기 위해 식품의 질이 좋지 않거나 맛이 없는 경우 100% 상품을 교환, 환불해 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도 1,350억 원의 추가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이들도 현재의 배송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이커머스 플랫폼의 고정 이용자층을 쉽게 확보할 수 있는, 그리고 이를 통해 오프라인 사업 위축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방법으로 유통 대기업들도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상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앞으로도 시장의 경쟁은 계
속 극심해질 것이라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스타트업들은 이를 쫓아가기 위해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고자 할 것이고, 유치된 투자금은 대부분이 다시금 마케팅비로 소진되게 될 것이다. 유통 대기업, 쿠팡, 마켓컬리의 극심한 새벽배송 경쟁은 여러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플랫폼 경쟁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이는 다시 이야기해서 새벽배송 경쟁이 기술의 경쟁에서 마케팅, ‘돈의 경쟁’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느 한 업체가 시장의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기 전까지 말이다.

 


▲또다시 끝이 보이지 않는 머니게임, 치킨게임이 시작된다

 

현재도 새벽배송을 통해 이익을 보고 있는 기업은 없는 상태다. 모두가 적자를 버텨가며 향후의 과실을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모두가 출혈을 감수하고 있는 이 경쟁은 과연 어떤 결과로 나타나게 될까. 그나마 대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할 이커머스 기업들은 나은 상태다. 새벽배송의 주변에 위치한 산업들은 이 부담을 함께 떠안아야 된다. 현재 새벽배송은 인건비 부담이 주간에 비해 두 배가 드는 고비용 구조로 겨우 버티고 있다. 하지만 경쟁이 극심해지고 유통 대기업들의 저가 공세가 이어지게 되면, 결국 그 부담은 배송 업계부터 지게 될 것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의 입구에 서 있는 관련 기업들과 그 주변의 업계의 비명소리가 벌써부터 들려오는 것만 같다.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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