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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가상화폐 '리브라' 전 세계를 뒤 흔들까?

기사 입력시간 : | 최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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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 개인정보를 부적절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 매체를 통해 전해지면서 페이스북의 위상이 흔들렸다. 한때는 페이스북이 쓰러지게 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현재까지도 페이스북은 여전히 많은 돈을 벌고 있다. 지난 1분기 페이스북은 순이익 24억 4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페이스북 서비스의 영향력이 예전만 같지 못하지만, 인스타그램 등 자사의 다른 서비스들이 그 모자란 영역을 채워준 덕이다. 하지만 광고비가 여전히 매출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페이스북이 광고가 아닌 다른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해야 할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마침내 발표된 리브라 프로젝트, 페이스북이 꿈꾸는 것은?

 

 

페이스북이 발표한 암호화폐, 리브라

 

페이스북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실적에 만족하고, 다른 영역의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실로 다양한 분야에서 페이스북은 ICT를 접목한 새로운 사업들을 시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중들에게 가장 자극적으로 전해지는 분야는 바로 ‘암호화폐’다.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작년부터 전해졌었고, 이들은 암호화폐 관련 전문가들을 적극적으로 스카우트하며 실제로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숨기지 않아 왔다.

 

 

 SNS의 다른 이름,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발표하다

 

페이팔의 사장을 지내기도 했으며 코인베이스 이사회에도 활동했었던 데이비드 마커스(David Marcus)가 페이스북 암호화폐 사업을 이끌고 있으며, 페이스북의 인프라 내에서 자사의 암호화폐를 자유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록체인 관련 회사와의 M&A도 추진돼, 지난 2월에는 영국의 블록체인 기업인 체인스페이스(Chainspace)를 페이스북이 인수하기도 했다.

 

 

 페이스북 안에서 리브라 프로젝트를 주도해 온 인물, 데이비드 마커스

 

그리고 마침내 지난 6월 18일, 페이스북은 자사의 암호화폐인 ‘리브라(Libra)’를 공개했다. 리브라는 엄밀히 따지자면 페이스북만이 운영하는 암호화폐가 아닌 형태로 공개됐다.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리브라는 다수의 기업이 참여하는 리브라 협회(또는 리브라 연합, the Libra Association)가 함께 운영하게 된다. 리브라 연합에는 현재까지 28개 업체가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정식으로 리브라를 내놓을 때까지 100개 업체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운영하는 것은 자신들이 아니라, 리브라 연합에 참여한 모든 기업들이 N분의 1만큼 권한을 갖고 의무를 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미 다양한 사용처가 확보된 리브라

 

리브라라는 암호화폐의 시세, ‘가격’은 어떻게 책정되는 것일까. 기존의 암호화폐의 관점에서 보자면 리브라는 비트코인처럼 시세가 시시각각 변동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자산에 의해 가치가 유지되는 ‘스테이블코인(Stable Coin)’이다. 리브라의 실제 자산은 은행 예금, 달러, 파운드, 유로, 스위스 프랑, 일본 엔화로 발행된 단기 국채의 ‘바스켓’에 의해 가격이 유지된다. 즉 사람들의 수요만으로 가격이 호가되는 코인들과는 달리, 바스켓에 들어있는 실제 화폐의 가치에 따라 리브라의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다. 어느 하나의 특정된 전통적 화폐에만 고정된 환율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바스켓에 들어있는 자산 중 높은 비율이 미국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리브라의 가치는 주로 미국 달러가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의 가장 큰 문제는 ‘사용처’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렇기에 투자 상품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현재까지 리브라 연합에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은 비자카드, 마스터카드, 페이팔, 스트라이프 등 결제 관련 업체를 비롯해 우버, 부킹닷컴, 보다폰, 스포티파이, 이베이 등 다양한 분야에 포진돼 있다. 실제로 리브라가 출시되면 이들 리브라 연합 참여사들이 운영하는 서비스는 리브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리브라 협회의 참여사들은 각각 1천만 달러를 출자해 리브라에 대한 권한과 의무를 동등하게 나눠가지게 되며, 참여사들에게는 리트(LIT, Libra Investment Token)라는 토큰이 발행된다.

 

 

 산업 각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협회 참여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리브라는 기본적으로 싸이월드의 도토리, 혹은 온라인 게임의 유료재화와 동일한 구조를 띠고 있다. 실제 화폐로 도토리를 구매하고, 그 도토리로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아이템을 구매한다. 리브라 또한 이 구조는 동일하다. 다만 도토리와 다른 점은 실생활에서 실로 널리 쓸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암호화폐들과 리브라가 본질적으로 다른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리브라 연합의 구성을 보자면 결제에서부터 통신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기에, 연합 참여사들의 서비스들만 리브라로 이용할 수 있게 되더라도 이용자는 실생활에서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단순히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만이 아니라, 이용자는 리브라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고 또 언제든 자유로이 다른 화폐로 ‘환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미 절반은 성공을 거둔 상태

 

페이스북이 주도하고 있는 리브라 프로젝트지만, 실제 운영은 리브라 연합을 통해서 이뤄진다.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페이스북은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독점하지는 않되, 스마트폰으로 리브라를 보내고 받을 수 있는 칼리브라(Calibra)는 자신들이 운영하게 된다. 칼리브라는 리브라의 전자지갑의 이름이자 페이스북이 설립한 암호화폐 전문 자회사의 이름이기도 하다. 칼리브라사의 대표는 지금까지 페이스북 내에서 암호화폐 사업개발을 주도해 왔던 데이비드 마커스가 맡았다. 페이스북은 데이비드 마커스의 입을 통해 리브라 네트워크에 대한 통제력을 줄여나갈 것이며 페이스북에 리브라의 금융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방침을 밝혔지만, 칼리브라를 통해 리브라 연합을 좌우할 힘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브라 네트워크의 중심에는 칼리브라가 있다

 

리브라가 지향하고 있는 지점은 암호화폐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이를 통해 직접적인 수익을 거두는 방향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보다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혹은 위챗페이 같은 결제 서비스로 자리를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리브라는 애플페이처럼 특정 단말기, 특정 OS 사용자들만 이용할 수 있는 암호화폐가 아니다. 이미 전 세계 세 명 중 한 명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의 페이스북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니, 플랫폼을 새로 만들어 이를 전파시킬 필요도 없다. 모든 암호화폐가 필요로 하는 플랫폼, 그리고 이용자를 이미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세계 전 지역에서 20억 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페이스북

 

리브라는 내년 공식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페이스북 서비스들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리브라는 출시만 되면 빠르게 저변을 확대해 나갈 것이 예상된다. 지금은 28개뿐인 참여사들도 향후 가치가 폭등할 것이 명약관화한 리트를 바로보고서라도 앞다퉈 리브라 네트워크에 들어가려 할 것이다. 플랫폼, 이용자뿐만 아니라 서비스, 콘텐츠의 측면에서도 리브라는 이미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둔 상태로 봐야 할 것이다.

 

 





각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사람들은 오아시스 운영사가 발행하는 크레딧으로 물품을 거래하고 서비스를 이용한다.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주연한 영화 <인 게임>에서는 사람들이 시간으로 비용을 계산한다. 영화 <데몰리션맨>에서는 기존의 고전적 화폐가 아예 종말해 버리고, 그 자리를 다른 화폐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 모든 영화들은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미국 달러와 준하는 혹은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암호화폐가 시장을 주도하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리브라와 가장 유사한 것은 비트코인이 아닌 ‘위챗페이’

 

암호화폐들이 그려왔던, 달러 이상의 기축통화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하고자 했던 미래상들은 이미 영화를 통해 소개된 바 있다. 그리고 비트코인도, 이더리움도, 리플도 도달하지 못했으며 아직도 요원한 그 미래상에 이미 리브라는 다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규제다. 리브라는 기존의 화폐질서를 빠른 속도로 재정립하게 될 것이 분명하기에, 화폐를 통제하는 각국 중앙기관들은 벌써부터 리브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또 규제의 필요성을 최선을 다해 피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금융위도 현재 리브라의 동향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미국 밖에서 리브라에 대한 견제에 제일 먼저 나선 것은 중국이다. 중국의 중앙은행은 리브라가 발표되자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고유의 디지털 화폐 개발을 시작했다. 리브라의 바스켓에 위안화가 포함돼 있지 않으며, 달러와의 연동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리브라의 성공이 달러 가치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리브라 프로젝트는 단순히 사기업 집단이 핀테크를 개시하는 수준의 화젯거리가 아니다. 향후의 화폐질서, 그리고 금융패권을 둘러싼 본격적인 경쟁의 서막이다. 다양한 기업, 각국 중앙정부가 지금 리브라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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