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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수렁에 빠진 대한민국, 자율주행·로봇택시 시대로 넘어갈 수 있을까?

기사 입력시간 : | 최덕수 기자

가장 객관적이고 투명한 it 매체 앱스토리

▲카풀 서비스 중단, '진짜' 쟁점은?

 

사회적인 문제로 번진 택시 업계와 카카오의 갈등이 봉합되는 분위기다. 카카오의 모빌리티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택시 업계와 협력하고 사회적 합의를 우선시하기 위해 카풀 시범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동 보도자료에서 택시 업계와 더 많은 대화를 할 예정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카풀 서비스 계획을 백지화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표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시범 서비스가 대체 뭐기에 택시 업계는 왜 반발하고 있으며, 또 그 갈등이 서비스 잠정중단이라는 극단적인 결과로 나타나게 된 것일까.

 

 

택시 업계는 엄살이 아니라 정말 어렵다

 

택시 업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를 강행한 카카오 카풀 서비스

 

법인택시 기사 1명이 작년 12월 10일, 그리고 뒤이어 올해 1월 9일 개인택시 기사 1명이 분신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분신의 이유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였다. 올해 분신한 택시 기사는 카풀 서비스에 대한 원망과 택시 업계의 어려움을 담은 육성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택시 업계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카풀 서비스에 대한 강렬한 반발은 기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업의 현재 상황에 기인한다.

 

택시는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 비해 이용률이 감소하고 있는 교통수단이다. 국토교통부의 ‘교통수단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택시의 여객 수송실적은 연평균 0.9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동 자료에서 버스, 지하철, 철도 등의 대중교통수단은 모두 성장한 것으로 나타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의 택시운송업 매출액은 2008년 3조 199억 원에서 2016년에는 2조 8,084억 원으로 7%가 감소했다. 택시를 이용하는 사람도 줄고 있고 매출액도 따라서 감소하고 있다. 시장이 줄어들고 매출도 감소 일변도다 보니 택시 기사의 수도 줄어드는 추세다. 2018년 9월 기준 전국의 택시 수는 25만 2,583만 대로, 3년 사이 택시 기사의 수는 9%가량이 줄어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카카오 카풀은 전신이 되는 ‘럭시’ 서비스 시절부터 논란을 빚어왔다

 

기사 감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법인택시 기사로, 택시를 운전하는 기사 개개인을 살펴보자면 상황은 더 어렵다. 법인택시 기사의 경우에는 하루 운송수입이 2000년 대비 2014년에는 60.7% 증가했으나, 회사에 납부하는 사납금은 80.4%가 증가해 개개인의 수입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개인택시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울시 개인택시 면허는 하나당 프리미엄(권리금)이 1억 원을 오가며, 수도권 개인택시 면허 시장의 프리미엄 총액은 5조 8,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집 한 채에 버금가는 프리미엄을 물고 취득한 개인택시 면허로 이들이 직면하게 되는 것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줄어든 수익성이다. 물가는 오르지만 실수익은 감소하고 있으며, 이용객 또한 감소하는 추세기에 반전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택시 업계는 놓여있다.

 

반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카풀은 결국 택시 업계를 위협할 것

 

말 그대로 생존의 위기에 직면한 택시 업계는 커다란 위기감에 휩싸여있다. 앞으로도 대중교통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고, ICT의 발전이 없더라도 택시를 필요로 하는 운송객은 더욱 줄어들게 될 것이다. 택시는 대중교통이 아니기에 버스나 지하철처럼 거듭되는 적자에도 끄떡하지 않고 운영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시내버스와 달리 택시는 고급 운송수단으로 분류가 돼 있기 때문에 정부나 지자체에서 영업손실을 보전하거나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그나마 견뎌낼 수 있는 것은 택시의 대체재가 없다는 이유 하나 덕분이다.

 

택시 업계가 차지하고 있는 시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차량 공유 서비스를 표방하던 우버는 택시 시장의 파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성장했다. 우버의 성장 이후 뉴욕 택시기사의 평균 연봉은 2013년의 약 4만 5,529달러에서 2016년 3만 5,344달러로 감소했다. 미국에서는 수입 감소로 인한 생활고를 토로하는 택시기사의 자살사건 급증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버가 성장한 국가에서 택시는 현재, 우버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할 줄 모르는 연장자나 외국인들이나 이용하는 교통수단으로 불리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아지지 않는 택시 업계의 사정에, 우버와 같은 형태의 차량 공유 서비스가 자리를 잡게 된다면 그야말로 회사와 기사 개개인의 수익에 치명타를 가하게 될 것이라는 걸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우버X는 실제로 해외에서 택시 업계의 위축을 불러왔다

 

최근 이야기되는 카풀 서비스는 명칭처럼 카풀을 위한 서비스로 보기 힘들다. 그보다는 현행법상 운영되기 힘든 우버와 같은 형태의 차량 공유 서비스를 우회적으로 실현한 서비스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택시업계의 치열한 반발은 우버에 극렬히 반발하던 세계 각국에서의 충돌과 닮아있다. 벼랑 끝에 몰린 택시 업계는 다른 국가에서 벌어졌던 우버 반대 시위보다도 더욱 격렬한 태세로 카카오모빌리티 카풀 서비스의 반대에 나서고 있다. 이는 단순히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하나만을 반대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다. 카카오모빌리티 이후에 쏟아질, 그리고 택시 업계의 파이를 갉아먹게 될 ‘포스트 우버’ 전부를 막아내기 위한 결사의 움직임인 것이다.

 

 

택시 업계를 향한 대중의 싸늘한 시선

 

카카오 카풀 서비스 이전에도 택시 업계는 우버와 유사한 형태의 서비스 난립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우버X는 물론이고 차량 공유를 표방하는 서비스 다수를 직접 막아서거나 지자체나 정부가 막아서도록 압력을 가해 온 것이다. 이토록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렇다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왜 카풀 서비스를 강행했던 것일까. 1차적인 이유는 적자 일변도의 카카오모빌리티의 수익성 개선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택시를 통해 국내 콜택시 시장의 96%를 점유하고 있지만, 여기에서 제대로 된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택시가 출시한 유료 배차 모델은 수익성 반전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으며, 매년 카카오모빌리티는 100억 원 안팎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카카오택시는 압도적 시장점유율과는 달리 수익은 거둬들이지 못하고 있다

 

카풀 서비스는 운임의 20%를 카카오모빌리티가 수취하는 형태의 수익 모델을 취하고 있다. 택시 시장의 상당 부분의 파이를 가져오는 데에 성공할 경우, 카카오모빌리티의 수익성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택시 업계의 반발로 현재 차량 공유 서비스는 누구도 쉽사리 시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런 시기에 시장을 개척하게 될 경우 큰 수익을 거두게 될 것이다. 아울러 향후 국내 ICT 분야에서 화제가 될 차량공유, 자율주행 등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빅데이터를 손쉽게 수집할 수도 있다. 실제로 우버는 차량 공유 서비스를 통해 모은 데이터를 활용해 사업확장과 천문학적 연구개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아마도 카풀 서비스는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 분사 시점에서부터 이들을 ‘한국판 우버’로 만들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젝트였을 것으로 보인다.

 

수익모델 발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모빌리티의 수익성은 악화 일변도

 

당장의 수익성 개선과 미래를 위한 투자, 시장 선점을 위해 카카오모빌리티가 던진 카풀 서비스라는 카드는 일단 일반 대중들에게는 성공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10만 명의 택시기사들이 동참한 총파업에도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없었으며,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이다. 올해 1월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기준 택시 이용 경험이 있는 성인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카풀 서비스 도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60%에 달했다. 또한 카풀 서비스가 택시 업계의 생존권을 위협할 것이며(47%), 지금의 택시 업계의 어려움이 ‘승차거부 등 일부 택시기사의 악행이 빚은 자업자득의 결과’라고 답한 것(62.3%)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반 대중들의 과반에 가까운 사람들은 카풀 서비스가 택시 시장의 일부를 차지할 것이라고 인지하고 있으며, 또 과반수가 훌쩍 넘는 이들이 그러한 변화를 찬성하고 이를 택시기사들과 업계 스스로의 과오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봉합된 갈등, 하지만 논란의 불씨는 여전

 

카풀 서비스는 택시 업계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법으로 금지돼 있던 여객 운송을 가능케 하는 서비스로 정의 내릴 수 있다. 카카오택시와 카풀 서비스는 많은 점에서 닮아있다. 두 서비스의 가장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호출할 차량이 ‘택시’인가 ‘승용차’인가, 운전사가 ‘개인’인가 ‘택시 면허를 가진 택시 기사’인가다. 카풀 서비스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보다는 현재도 포화 상태인 택시가 점유한 시장의 파이를 빼앗는 형태로 성장할 것이며, 실제로 다른 국가들의 선례를 통해 이는 증명이 되고 있다. 택시 업계의 입장에서 카풀 서비스는 생존권을 위협하는 서비스임이 분명하다. 일부 정치인들이 제시하고 있는 카풀법(시간 구분을 통해 카풀 사업과 택시 사업이 충돌하지 않도록 하고자 하는 방안)은 그렇기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정치권에서 내세우고 있는 해법은 진영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대중들은 생존권을 부르짖는 택시 업계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카풀 서비스 허용을 지지하고 있다. 이는 카풀 서비스가 기술적으로 진보된 서비스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동안의 택시 서비스의 품질에 대한 불만에 기인한다. 어렵게 면허를 딴 택시 기사들과 업체들이 ‘면허에 대한 권리의 보장’을 이야기하고, 반대편에서는 권리로 인한 독점으로 피폐한 ‘서비스의 품질’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기에 택시 업계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중재에 나선 TF가 무작정 카풀 서비스 반대를 외치지 않고, 택시 기사 개개인의 ‘기본 소득’에 포커스를 맞춘 것은 유의미한 해결책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기본 소득을 보장받게 되는 법인택시 기사들과는 달리, 높은 프리미엄을 지불한 개인택시 기사들의 생존권이 위협을 받고 역차별을 받게 된다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카풀 서비스 다음의 단계는 또 다른 카풀이 아닌 로봇택시가 될 것이다

 

일부 매체에서는 금번 갈등을 기술의 진보와 도태된 택시 업계의 갈등으로 불기도 한다. 그렇지만 카풀 서비스가 기술적으로 진보된 서비스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근본적으로 금번 갈등의 쟁점은 ‘기술’로 보기 힘들다. 그보다는 생존권의 문제였으며, 오래된 갈등은 결국 서비스 포기에 따른 택시 업계 생존권 보호라는 형태로 봉합됐다. 하지만 이론의 여지가 없는 ‘진짜 기술적 진보’가 업계를 위협하는 상황이 오면 그때는 어떻게 될까. 카카오모빌리티 혹은 다른 기업이 다음에 들고 올 카드는 변형된 우버X가 아닌 자율주행, 로봇택시가 될 것이다. 기술적 진보로 보기 힘든 서비스로 성장한 우버는 로봇택시 기술개발 투자를 통해 진정한 ICT 공룡으로 도약을 꾀하고 있으며, 카카오모빌리티의 다음 스텝 또한 그러할 것이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기술 발전, 시대의 변화의 시점에서 우리는 다시금 금번처럼 미봉책에 안심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문제는 여객운송업에 한하지 않는다. 택시 기사를 시작으로 다양한 산업군의 인력은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다. 기술 발전으로 도태돼 사멸할 산업군의 종사자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지금부터는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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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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