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 이동전화의 모든 것!!
프리피아 박희정 대표이사

현재 우리나라의 휴대폰 시장은 모두가 아는 것처럼 스마트폰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생활의 편리함을 위해 남녀노소 구분 없이 사용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사용자 중 일부는 구입할만한 휴대폰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비싼 돈을 지불하고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휴대폰 매장에서 더 이상 저렴한 가격의 폰을 찾기 어렵게 된 것이다. 하지만 얼마 전 프리피아라는 회사에서 불과 8만 원대의 믿기 어려운 가격으로 2nd폰이라는 휴대폰을 출시해 화제다. 더 놀라운 것은 이 2nd폰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1만 원 남짓한 요금을 선불 충전해야 한다는 점이며 구입도 기존과 달리 편의점에서만 가능하다. 이는 그동안 우리나라 휴대폰 시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이기에 프리피아의 이러한 행보는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주고 있다.

선불 이동전화 시장 개척을 위해
선불요금제를 뜻하는 프리페이드(Prepaid)와 유토피아(Utopia)를 합성시켜 회사 이름을 정한 프리피아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선불 이동전화와 관련한 모든 것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지난 2011년 4월 회사를 설립했다. 구체적으로 프리피아는 이미 해외에서 사용 편의성과 저렴한 요금으로 인해 활발히 시행되고 있는 선불 요금제에 대한 국내에서의 인식을 바꿔보기 위해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었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더불어 전 세계에서 몇 안 되게 선불 이동전화가 활성화되지 못한 나라다. 이는 대기업 위주로 편성되어 있는 국내 이동전화의 특성으로 인해 시장이 고착화되면서 선불 이동전화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희정 대표이사는 자신 역시도 한 사람의 소비자 입장에서 왜 선불 이동전화 서비스가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지 못할까 많이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직접 선불 이동전화와 관련된 사업을 시작해보자는 생각에서 프리피아가 시작하게 됐다고. 그리고 이런 생각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우리나라 이동통신시장에 대해 연구한 경험이 있는 윤두영 경영전략실장이 있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현될 수 있었다. 윤두영 실장은 그 때 당시 우리나라에서 선불 이동전화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있는 상황이지만 이에 대한 공급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쪽 시장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보았다고 한다.

많은 준비를 한 끝에 프리피아는 드디어 2012년 3월 선불 이동전화 사업과 관련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업과 서비스를 함께 진행할 MVNO 통신사를 찾아나서는 일만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선불 이동전화가 거의 활성화되지 못했던 만큼 이쪽 분야에 과감히 뛰어들만한 통신사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꾸준히 사업을 진행한 이유에 대해 박희정 대표이사는

“선불 이동전화 서비스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기 때문에 계속해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쪽 시장이 우리나라에서는 개척되지 않은 곳인 만큼 프리피아가 노력한다면 이쪽 시장을 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선불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의 비율은 2% 남짓이다. 이는 OECD 국가에서 선불 요금제가 전체 이동전화 시장에서 4~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볼 때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이미 여러 나라들은 휴대전화를 통한 통화의 75%가 선불 이동전화로 이뤄질 만큼 그와 관련한 시장이 매우 활성화된 상태다. 그런 부분을 봤을 때 우리나라에서도 선불 이동전화라는 것이 널리 알려지기만 한다면 중장기적으로 OECD 평균 정도는 따라가지 않을까라고 박희정 대표이사는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의 선불 이동전화 시장이 4~50% 이상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잠재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쪽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최저가 휴대폰 2nd폰
현재 8만4900원이라는 역사상 유례없을 정도로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2nd폰. 2nd폰은 현재 다양한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밀집해 있는 중국의 심천이라는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2nd폰의 개발에는 프리피아의 다양한 요구가 반영되었는데 구체적으로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원하는 디자인과 UI, UX 등의 콘셉트를 저렴한 가격 안에서 담아낼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2nd폰의 개발과 생산은 ODM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당초 4개월의 개발 기간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해 지난 5월 1일 단말기자급제가 시작되는 동시에 2nd폰을 출시하려고 했다. 하지만 2nd폰을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높은 기준치에 맞추려다 보니 개발 기간이 3~4개월 정도 더 소요되고 말았다.”

아무리 8만 원짜리 휴대폰이라 할지라도 그 안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바라는 기대치는 끝이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동안의 노력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현재 많은 소비자들이 프리피아가 휴대폰 시장에서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이름임에도 불구하고 거부감 없이 2nd폰을 구입하고 있고, 구입 후의 반응도 좋은 상태다.

그렇다면 프리피아가 현재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2nd폰을 개발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당연히 선불 요금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2nd폰을 개발하게 됐다. 그리고 2nd폰의 주 타깃층으로는 말 그대로 또 하나의 세컨드폰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 외에도 스마트폰이 불필요한 어린이나 스마트폰을 분실한 후 임시 휴대폰이 필요한 사람, 그리고 아웃도어 활동 시 부담없이 사용할만한 휴대폰을 찾는 이들에게 2nd폰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2nd폰이 듀얼심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잦은 외국출장으로 해외에서 휴대폰이 필요한 이들에게도 유용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처럼 휴대폰을 가볍게 사용할 수 없을까? 그리고 왜 우리나라에서는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전화번호를 갖고 있기 힘든 것일까? 라는 생각을 계속해서 했다고 한다. 실제로 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기본요금을 내지 않으면서 선불 요금제를 통해 여러 개의 전화번호를 갖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가 있다. 혹자는 이미 우리나라 이동전화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하지만 외국 사례를 보면 휴대전화 보급률이 최대 200%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다시 말해 한 사람이 여러 개의 휴대폰과 전화번호를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희정 대표이사는 바로 이런 부분을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경험할 수만 있다면 선불 이동전화가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2nd폰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재 프리피아는 2nd폰 자체로는 큰 수익을 얻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이는 2nd폰의 유통비, 물류비, 재고관리비 등을 고려했을 때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 특히 유통비의 경우는 편의점이 일반 판매처보다 2배가량 비싸기 때문에 단말기 판매로는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든 구조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여러 부담을 지고 있는 상황임에도 왜 프리피아는 2nd폰의 판매 장소로 편의점을 선택하게 된 것일까?

“편의점이라는 곳이 일반 휴대폰 매장과는 달리 집 앞 가까운 곳에 있다는 점과 24시간 오픈되어 있다는 특징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좀 더 많이 2nd폰을 직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장점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좀 더 편하게 선불 요금제에 가입해 2nd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이렇게 발생한 통신료가 수익을 가져다주고 있다.”

하지만 현재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든 물품 중 2nd폰이 가장 비싼 만큼 사실 편의점 입장에서도 큰 결단이 없으면 2nd폰을 취급하기 쉽지 않았을 입장이다. 여기에 2nd폰을 판다고 해서 편의점에 이익이 많이 남는 구조도 아니다. 하지만 프리피아는 향후 5년, 10년이 지난다면 편의점에서 휴대폰을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부터 휴대폰 판매를 시작하게 된다면 이쪽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편의점 업계를 설득해 그 중 가장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 세븐일레븐과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현재 2nd폰에 대한 시장과 소비자의 좋은 반응을 보고 사업 진행을 꺼렸던 다른 편의점 업체로부터 다시 연락이 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인터넷 오픈마켓 쇼핑몰에서도 연락이 오고 있는 만큼 조만간 세븐일레븐 외에도 다양한 루트로 2nd폰을 만날 수 있게 될 것 같다.”

고 전하는 박희정 대표이사의 모습에서 현재와 미래에 대한 확신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현재 2nd폰의 판매 상황은 좋은 편이어서 판매 시작 2주 만에 2000여 대가 판매됐으며, 전국 1260여 개 세븐일레븐 매장에서 요구하는 물량을 제대로 공급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박희정 대표이사는 전했다.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소비자의 반응을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며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미래에 대해서도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처럼 2nd폰은 저렴한 가격 덕분에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외국의 사례를 들며 2nd폰의 8만 원이라는 가격이 기능을 생각해볼 때 저렴한 것이 아니다 라고 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이유로 박희정 대표이사는

“일부 소비자들이 알고 있는 외국의 저가 피처폰은 2G GSM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휴대폰이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2G GSM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없고 이런 이유로 2nd폰은 3G 네트워크 전용으로 개발됐다. 바로 이런 부분에서 기본적인 가격의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고 전했다.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2nd폰 만큼 낮은 가격의 휴대폰이 우리나라에서 출시되기는 어렵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며 다시 한번 2nd폰을 최저가에 최적의 기능으로 공급하기 위해 조사와 연구에 투자했던 지난날의 노력을 회상했다.

프리피아와 국내 선불 이동전화의 미래
그러면 앞으로 프리피아는 선불 이동전화와 프리피아를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을까?

“현재 프리피아가 설립된 지 많은 시간이 흐른 것이 아니고 아직까지도 기반을 다져나가는 중이기 때문에 그쪽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다. 적극적인 홍보나 마케팅은 좀 더 회사의 내실을 다진 다음 시행해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라고 전하는 박희정 대표이사의 말에서 당분간 서비스 안정화에 집중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현재 2nd폰을 사용할 수 있는 선불요금제는 다양한 충전 방식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후불 요금제에 익숙해져 온 만큼 앞으로 프리피아는 사업을 함께 진행 중인 SK텔링크와 함께 요금 충전방식을 좀 더 소비자 편의적인 방식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실제로 현재 2nd폰으로 통화를 하다가 충전된 금액이 떨어지면 통화를 못할 수도 있고 이렇게 되면 아무리 요금이 저렴하다 하더라도 큰 불편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점을 해결하기 위해 박희정 대표이사는

“선불요금제의 요금 충전방식을 해결하기 위해 2가지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우선 남아있는 요금이 일정 금액 이하로 내려가면 자동으로 충전이 되게 하는 자동충전 방식이 가장 편하게 2nd폰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 우리들이 사용하고 있는 후불요금제 방식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을 갖지 않고 선불 이동전화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도기적으로는 현재 후불 이동전화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소액 결제 방법도 함께 생각하고 있다.”

며 결론적으로는 선불 요금제의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되 후불요금제의 편의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해서 생각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국내에서 선불 요금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프리피아가 구상 중인 계획에 대해 물어봤다. 이에 대해 박희정 대표이사는 현재 프리피아가 갖고 있는 카드는 모두 오픈된 상황이라고 밝히며 저렴한 가격의 단말기를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게 한 것을 시작으로 가입의 편의성과 요금제의 저렴화가 현실화 되었다고 말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부분에 대해서도 말을 이어갔는데

“현재로써 가장 아쉬운 점은 규제로 인해 선불 요금제로는 번호 이동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후불 요금제 사용자가 선불 요금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신규 가입을 해야만 하고 다른 통신사에서 사용하던 전화번호를 갖고 넘어올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런 부분을 원하는 소비자들도 분명 있는 만큼 내년(2013년) 4월 정도에는 선후불 요금제 간 번호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 전했다. 그리고 이런 부분까지 해결된다면 기존의 이동통신업체도 긴장하지 않을까 라며 새로운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프리피아와 같은 선불 이동전화업체가 없는 실정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선불 이동전화는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런 척박한 상황을 프리피아 홀로 개척해 나가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프리피아는 박희정 대표이사가 인터뷰 내내 언급했던 것처럼 가입 시스템의 간소화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단말기를 마음대로 구입하고 저렴한 요금제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화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계획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선불 이동전화와 관련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질 날이 머지 않아 다가올 것이다.

선불 이동전화의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일념으로 시작해 홀로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프리피아의 모습을 보면서 기자가 아닌 한 사람의 소비자의 입장에서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만큼 현재 우리나라의 휴대폰 시장은 기형적으로 진화해왔고, 이제는 그런 부분을 프리피아와 같은 업체들로 인해 하나둘씩 바로 잡혀나가길 기대해본다.

월간 앱스토리│김준혁 기자

김준혁 기자 press@appstory.co.kr